외국인, 신천역에서 선로 떨어진 취객 구해

외국인, 신천역에서 선로 떨어진 취객 구해

입력 2009-07-21 00:00
수정 2009-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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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인 알시아(22)씨는 지난 19일 오후 7시20분쯤 일을 끝마치고 지하철 2호선 신천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아직 한국어는 낯설지만,자동차 부품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온 지 1년이 돼 서울의 지하철에는 적응이 됐다.더구나 몇달 째 신천역 근처 커튼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오던 터라 더욱 익숙한 곳이다.이국의 모든 사물이 낯설게 느껴지던 것과 달리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됐다.더 이상 신기하거나 특별할 것도 없었다.그 일이 있기 전까진….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중 “쿵”하는 낯선 음이 귓등을 때렸다.이어 짧은 비명소리가 들리고 웅성거리는 소리도 이어졌다.한국어에 익숙하진 않았지만 왠지 모를 다급함을 느낀 알시아씨는 선로 위로 떨어진 50대 남성을 발견했다.위급한 상황에서 머릿 속은 혼란스러워졌지만 그의 발길은 본능적으로 움직였다.추락한 남성을 구하기 위해서….

서둘러 승강장에서 뛰어내리는데 그림자 하나가 합세했다.현대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윤중수(28)씨였다.언제 지하철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둘은 이 남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날렸다.

 알시아씨와 윤씨는 힘을 합쳐 취객 김모(58)씨를 선로 사이 안전지역으로 옮겼고,서울메트로 직원들의 신속한 조치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당시 CCTV 모니터를 통해 사고 사실을 확인한 강창희 신천역 부역장도 신속하게 종합관제센터에 연락을 취해 차량의 운행 정지를 요청해 이들을 도왔다.김씨의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메트로에 의해 의로운 시민에게 주는 표창을 받을 예정이다.이역 만리 낯선 땅에서 온 청년이 삶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웠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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