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성적표기 국제中 맞춤형 전환

초등학교 성적표기 국제中 맞춤형 전환

입력 2009-03-07 00:00
수정 2009-03-0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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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가 대원·영훈 국제중 부속 초등학교라도 된단 말입니까.” 서울 A초등학교 김모(41) 교사는 흥분부터 했다. 새학기 시작 전 학교생활통지표 표기 방식이 갑자기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몇년 동안 3단계(상·중·하)로 교과성적을 표시한 뒤 서술식 평가를 병행해 왔다. 지역·학생의 특성과 교직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마련한 방식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무조건 4단계(A·B·C·D)로만 성적을 표기하게 됐다.”고 했다. 평가 방식을 바꾼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다만 “대원·영훈중 추천서가 4단계로 학생을 평가토록 요구하고 있으니까.”라고 했다.

대원·영훈 국제중 설립 이후 서울 시내 초등학교의 성적 표기 방식이 획일화되고 있다. 6일 서울신문과 이부영 시교육위원이 시내 578개 초교의 생활통지표 표기 방식을 공동조사한 결과, 올해 4단계 성적 표기 방식을 채택한 학교는 199곳이었다. 지난해 150곳보다 49곳 늘어났다. 비율로는 32.7% 증가다.

이 위원은 “다양한 평가 방법을 사용하던 초교들이 지난해 4단계 성적을 요구하는 국제중 입시에서 혼란을 겪자 여기에 맞추려고 학생 평가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7차 교육과정’은 각 단위 학교가 지역·학교·학생의 특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학교교육과정을 편성토록 되어 있다. 획일화를 피하고 각 학교의 특색과 창의성을 최대한 살리려는 의도다. 그러나 국제중 입시 이후 이 같은 정책 목표는 흔들리고 있다.

3단계 또는 5단계로 평가하던 학교 24곳이 4단계로 전환했다. 또 4단계 평가와 서술식 평가를 병행했던 학교 20곳, 단계를 나누지 않고 서술식으로만 표기하던 학교 3곳도 4단계로만 성적을 표기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개교한 학교 2곳도 4단계 평가 방식을 선택했다.

4단계와 서술식을 병행 표기하는 학교도 지난해 206곳에서 올해 220곳으로 늘어났다. 일단 4단계 표기를 하게 되면 국제중 원서 표기 요건은 충족할 수 있다. 3(5)단계 표기 학교 22곳이 이같은 방식으로 전환했다. 4단계와 서술식을 병행 표기하다가 3(5)단계 또는 서술식으로 전환한 학교는 8곳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578개 초교 가운데 419곳이 4단계로 성적을 표기하게 됐다. 비율로는 72.5%다.

이 위원은 “단 2개의 사립 중학교 때문에 전체 서울 초등학교의 교과과정 운영 자율성이 침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4단계 평가를 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결정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9-03-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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