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역도 이날 오전 경춘선 대부분의 열차가 매진될 정도로 붐볐다. 대학생 정지윤(22·여·서울 상계동)씨는 “대전에서 군복무 중인 남자친구를 면회하려고 아침 일찍 나왔다.”면서 “투표는 별 관심도 없고 누굴 찍어야할지도 몰라서 그냥 안 했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역대 총선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데는 정치 무관심, 날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가 내리기 전에 투표를 외면하고 출발한 여행객들로 전국 관광지는 붐볐다.8일 밤에는 이미 30만대의 차량이 서울을 빠져나간 터였다.
정치 무관심과 냉소주의는 젊은 층에서 심각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최모(26)씨는 투표할 시간은 충분했지만 투표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최씨는 “귀찮기도 하고 내가 투표해 봤자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거나,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면서 “이제 젊은이들이 정치인에 속아 섣부른 희망을 품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모(32)씨는 ‘후보자란’ 바깥쪽에 도장을 찍었다. 이씨는 “표가 모여 세상이 바뀔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객관식 보기 중에는 정답이 없어 결국 무효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중장년층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자영업자 이모(59)씨는 “늘 거짓말만 해대는 정치인들에게 지쳤고 공천 싸움을 보며 마지막 기대까지 접었다.”면서 “아내와 맘 편하게 여행이나 다녀왔다.”며 고개를 저었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김민전 교수는 “정치 쟁점도 없었고 공천이 늦어지면서 선거가 국민적 이슈로 떠오르지 못했다.”면서 “정치 냉소주의가 심해질수록 민주주의의 위기도 깊어진다.”고 우려했다.
이경주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