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30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오자 “올 것이 왔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은 삼성증권과 삼성SDS만 압수수색을 당했지만 곧 그룹 전략기획실도 수색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대비하는 기색이었다.
맨 먼저 압수수색을 당한 삼성증권측은 “얼떨결에 당해 황당할 따름”이라며 당황했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김용철 변호사가 의혹을 제기한 차명계좌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압수수색이 예상돼 왔다.
그룹측은 “하필이면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 하루 전날에…”라며 침통해했다.1일은 이 회장의 취임 20주년이다. 한 임원은 “이 회장이 20년간 이룬 성과가 평가를 받기는커녕 국민들에게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특검과 특본의 중복수사 등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사업계획 수립이 뒤로 밀렸고 인사도 예정보다 늦어지게 됐다.”며 경영차질을 우려했다.
삼성은 이미 내부적으로 압수수색 대비를 마친 상태다. 문제가 될 만한 문서나 이메일 등은 복구가 안 되는 영구삭제 프로그램을 이용, 임직원들에게 철저히 지우게 했다. 따라서 전략기획실이나 다른 계열사의 압수수색이 본격화되더라도 검찰이 건질 게 별로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7-12-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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