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총장 “교수들 불신임땐 사퇴”

이필상총장 “교수들 불신임땐 사퇴”

임일영 기자
입력 2007-02-10 00:00
수정 2007-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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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표절 의혹으로 진퇴의 기로에 선 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신임투표’라는 깜짝 승부수를 던졌다.

이 총장의 거취는 오는 13∼14일 1300여명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전자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당초 이 총장의 표절과 거취를 결정하겠다던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8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총장의 거취에 대한 결정을 유보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이 총장이 낙마해 직무대행 체제로 갈 경우 고려대가 1년 가까이 표류하게 돼 부담이 컸던 것 같다. 투표 결과를 지켜 보고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전체 교수회의에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가 공정하기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학내 불안만 키웠다.”면서 “교수 전체를 상대로 투표를 해 과반수 이상이 불신임하면 사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총장은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내 구성원 총의로 선출된 만큼 진퇴도 이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면서 “재단과의 조율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논문을 결코 표절하지 않았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신임 여부를 묻는 전체투표는 학칙에 명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윤리기준을 어겼는지, 총장으로서 지도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여론조사 성격이라고 이 총장 측은 밝혔다.

이 총장이 신임 투표 카드를 꺼내든 것은 학교 안팎에 떠도는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의 승부수에 대해 교수들은 대체로 수긍했지만, 일부는 반발했다.

교수의회 의원인 K교수는 “표절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상황에서 재단이 유임 결정을 내리더라도 ‘서둘러 봉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것을 우려한 것 같다.”면서 “전체 교수들에게 신임을 받는다면 이 총장과 고대의 상처가 그나마 치유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재단과의 사전 교감설’에 대해 또다른 K교수는 “재단하고 얘기가 됐다면 이사회가 유임을 결정하고 총장이 ‘그래도 신임을 묻겠다.’라고 나서는 게 그림이 맞지 않겠나.”라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총장의 제안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문과대의 H교수는 “신임 투표는 고려대를 두 번 죽이는 셈이며 전자투표 방식은 사실상의 실명제 아니냐.”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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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07-02-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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