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럴드 포드 전 美대통령 타계

제럴드 포드 전 美대통령 타계

김수정 기자
입력 2006-12-28 00:00
수정 2006-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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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닉슨 게이트’의 폭풍에 휩쓸린 미국호(號)를 순항 궤도에 올려놓고 베트남전의 상처를 꿰맸던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38대)이 26일(현지시간)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부인 베티 포드 여사는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자택에서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포드 전 대통령의 생애는 신과 가족, 조국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

베티 여사는 사망원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포드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폐렴을 앓았고, 지난 8월에는 혈관성형술을 포함해 두 차례 심장 치료를 받았다.2004년 레이건 대통령 장례식 이후 공식 석상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미 헌정사상 유일하게 선거를 치르지 않고 대통령과 부통령에 오른 인물이다.1973년 10월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이 뇌물 혐의로 사임하자 닉슨 대통령에 의해 부통령 자리에 올랐다.1년 뒤엔 워터 게이트로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역시 그의 지명으로 제38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오랫동안 이어진 국가적 악몽이 끝났습니다. 위대한 우리 미국은 사람이 아닌 헌법이 지배하는 국가이며 헌법은 제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저를 표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기도로 인정해줄 것을 요청합니다.”라는 내용의 그의 취임사는 유명하다.

재임기간은 짧았다.895일(29개월) 동안 닉슨 게이트와 베트남전 상처를 봉합하는 데 주력한 그는 취임 한 달 만에 닉슨 대통령을 조건없이 사면해 비난을 받았다. 닉슨 사면은 1976년 대선에서 그가 고배를 마시는 결정적 계기가 됐으나, 최근에는 미 정계와 역사가들로부터 “미국을 앞으로 나가게 하기 위해 취한 용기 있는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차례 암살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 포드 전 대통령은 솔직 담백한 정치적 행보로 미 국민들로부터 역사상 환영받는 대통령으로 꼽힌다. 특히 부인 베티 포드는 자신의 ‘유방절제’와 관절염 치료 도중 ‘약물’에 중독된 사실을 고백하며 캠페인에 나서 존경을 받았다.

포드 전 대통령은 그러나 의회와는 대립각을 세웠다. 재임 기간 66건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중 12건에 대해서는 의회가 다수 투표로 거부권을 무력화시키기도 했다.

1913년 7월14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난 그는 레슬리 킹이란 이름을 얻었으나, 어머니가 제럴드 포드 시니어와 재혼하면서 현재의 성을 얻었다. 미시간대학 풋볼팀 센터로 활약, 프로 입단요청까지 받았다. 하지만 예일대 법대로 진학,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의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정치판에 발을 담갔다.

한편 조지 부시 대통령은 27일 포드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 신사였으며, 미국이 대분열과 혼돈에서 치유가 필요한 때 대통령직을 맡아 존경스러운 통치행위로 국민들이 백악관을 다시 신뢰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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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2006-12-2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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