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교육방송)가 올 여름방학 대입 수능특강 교재비를 최고 22% 올렸다. 지난달 9일 원가보다 최대 5배나 높게 교재비를 책정했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가 있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교재비 인하를 기대하던 학부모와 학생·교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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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는 지난달 말 2006년 여름방학 수능특강 교재 총 24종을 발간했다. 고3 대상 ‘수능특강 10주 완성’ 15종,‘고2특강’ 5종,‘고1특강’ 4종으로 이 중 3가지만 올해 처음 나왔고 21종은 지난해에도 발간됐던 책들이다.
EBS는 ‘수능특강 10주 완성’ 윤리·국사·한국지리·한국근현대사·정치·경제·사회문화는 각각 4500원에서 5500원으로 22.2%,‘고2특강’ 수학Ⅰ·수학Ⅱ는 각각 5000원에서 6000원으로 20.0% 인상하는 등 10종의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1만 1000원짜리 한 권으로 나왔던 ‘고1특강’ 영어는 올해 6000원짜리 2권으로 분책하면서 사실상 1000원(9.1%)을 올렸다. 일반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인상폭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7%였고 올들어서도 상반기까지 2.4%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EBS 전용수 출판팀장은 “가격이 오른 교재는 쪽수가 증가했기 때문에 단순히 정가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5가지 교재는 오히려 면당 단가가 낮아졌다.”고 주장했다.‘수능특강 10주 완성’ 윤리의 경우 지난해 134쪽에서 올해 166쪽으로 늘어 면당 단가가 33.58원에서 33.13원으로 1.3% 낮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쪽수가 줄었는데도 정가를 내리지 않은 교재가 6종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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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학생·교사 등 소비자들은 EBS가 그동안 취해온 폭리를 소비자들에게 환원하기는커녕 오히려 인상의 구실을 찾는 데 급급하다며 비난하고 있다. 전북 익산 남성고 박점배(39) 교사는 “서울보다 EBS 의존도가 월등히 높은 지방에서는 이번 가격인상에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면서 “그동안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 명확히 드러났는데도 쪽수가 조금 늘었다고 교재비 인상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고3 신제헌(18)군은 “EBS에서 두 달에 한번 꼴로 새 교재가 나와 이번 학기 들어서만 20여권을 샀다.”면서 과중한 교재비 부담을 호소했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박경양(50) 정책실장은 “사교육비 경감에 앞장서야 하는 공영방송이 감사원 지적에도 불구하고 교재값을 올렸다는 것은 도덕성과 윤리성의 문제”라면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EBS 관계자는 “여름특강 교재는 감사원 지적이 있기 전에 이미 가격 책정이 끝나 인쇄에 들어갔었다.”면서 “가격을 조정할 시간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교재비는 EBS 전체 재정의 30%나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 쉽게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기용 윤설영기자 kiyong@seoul.co.kr
2006-07-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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