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린이들 사이에 화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얼굴과 몸에 바르는 어린이용 색조화장품에서 기준치의 최고 10배가 넘는 납성분이 검출된 사실이 22일 밝혀졌다. 또 어린이용 색조화장품은 화장품 제조 기준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위해성이 없다.’는 자체 결론을 내리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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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화장품의 납성분 함유 사실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국립독성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어린이 화장품 유해성 검사’ 결과 밝혀졌다. 국립독성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어린이용 화장품 59개 제품을 수거해 성분검사와 위해성 여부를 조사했다. 크림류 등 기초화장품을 제외한 매니큐어, 립스틱, 볼터치, 보디글리터 등 색조화장품이 조사품목이었다. 조사 결과 59개 제품 가운데 37%인 22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
어린이용 립스틱의 납성분은 평균 59.5으로 화장품 규격기준이 정하고 있는 20을 3배 가까이 초과했다. 또 매니큐어에는 33.1, 보디글리터에는 23.7, 볼터치에는 23.3의 납성분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공업용 알코올인 메탄올 역시 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유해 성분이 최고 10배 가까이 검출된 제품도 있었다.”면서 “색조화장품에는 어쩔 수 없이 납성분 등이 포함되지만 어린이 화장품의 경우 제조사들이 영세하다보니 중금속 오염이 더 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어린이 화장품은 화장품이 아니라 ‘완구류’로 분류되고 있고 실제로 완구회사에서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어린이용 화장품은 화장품법의 제조 기준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등 사실상 법적인 규제를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성물질이 다량 함유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국립독성연구원은 최종적으로 ‘위해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린이들의 화장품 노출률이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는, 즉 어린이가 화장품을 사용하는 시간이 어른에 비해 매우 적다는 것이 이유다. 어린이들이 1일 1회 30분 정도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하면 독성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식약청도 문제가 없다는 독성연구원의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아무런 행정적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어린이들이 화장품을 바르고 있는 시간이 짧아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위해성이 없다는데 식약청에서 무슨 조치를 취하겠느냐.”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2006-01-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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