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논문조작의 남은 의혹을 밝히는 책임은 검찰로 넘어왔다. 검찰은 서울대로부터 황우석 교수 등의 진술 녹취 테이프와 실험노트, 파일 등을 넘겨받고 11일쯤 수사주체를 정해 본격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검찰은 일단 고소·고발 사건부터 수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남아 있는 의혹이 너무 많아 수사 대상 및 범위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사기·생명윤리법 위반 등 혐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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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내 TV 주변에 모인 시민들이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모두 조작됐다는 서울대 조사결과 발표를 보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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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내 TV 주변에 모인 시민들이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모두 조작됐다는 서울대 조사결과 발표를 보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서울대 조사위는 2004·2005년 논문 등에 대해 과학적 검증을 마쳤지만, 조작의 주체와 작성경위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논문 공저자들의 엇갈리는 진술과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당했다는 황 교수의 주장이 뒤섞여 검찰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 황 교수측의 바꿔치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미즈메디측을 고발한 황 교수는 일단 무고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연구비 등으로 수사가 확대되면, 사기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논문에 사용된 난자의 수와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위는 검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조사위는 황 교수팀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총 129명으로부터 2061개의 난자를 채취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미즈메디측에서 제공한 난자 등 일부는 실비보상이 있었다고 밝혀졌지만, 이를 뛰어넘는 금전지급이 있었는지 여부나 돈의 출처도 규명해야 한다. 검찰은 생명윤리법이 시행된 지난해 1월1일 이후의 위법 행위가 포착되면 수사대상이 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지는 의혹 제기…수사범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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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팀에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수립 원천기술이 없었다는 조사위 발표에 따라 검찰 수사는 황 교수팀 연구 전반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동안 검찰은 ‘황 교수에게 원천기술이 있다면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수사착수를 신중히 검토해 왔다.
검찰은 “아직까지 검찰수사의 본류는 고소·고발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위에서 논문 공저자들의 공모관계 등을 밝히지 못했고, 조사 과정에서 국민적 의혹이 커진 이상 수사범위는 곧 넓혀질 수밖에 없다.
여태까지 제기된 의혹은 ▲조작된 논문으로 연구비를 지원받은 과정 ▲난자 확보 경위 ▲김선종 연구원에게 건넨 5만달러의 출처, 국정원의 역할 등이다. 특히 황 교수가 허위논문을 근간으로 정부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지원받았다면 최소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게다가 연구비 유용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여서 수사는 궁극적으로 연구비 책정 및 집행 과정 전반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황 교수가 ‘사기극’을 연출한 이유도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는 생물이다. 일단 의혹이 제기되면 모두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홍희경 박경호기자 saloo@seoul.co.kr
2006-01-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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