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살신성인’

빙판길 ‘살신성인’

입력 2005-02-21 00:00
수정 2005-02-2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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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부부가 빙판길에 미끄러진 사고 차량의 운전자를 구하려다 변을 당한 사실이 20일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설날인 지난 9일 오후 9시쯤 설동월(33·서울시 천호동)씨는 아내 이진숙(31)씨,3살배기 아들과 함께 처가가 있는 충남 공주로 가기 위해 트라제XG 승합차로 편도 2차로인 순창∼전주 도로의 1차로를 달렸다. 설씨는 완주군 구이면 계곡터널 부근에서 앞서 달리던 이모(56)씨의 아반떼 승용차가 빙판에 미끄러지며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도로 한가운데 멈추는 것을 본 후,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차 밖으로 나온 설씨는 아반떼 운전자 이씨가 자동차 문이 열리지 않아 운전석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 구출에 나섰다. 그 사이 아들을 안고 있던 설씨의 아내 이씨와 아반떼 동승자 이씨는 사고 차량 뒤에서 수신호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반떼 운전자가 구조돼 밖으로 빠져나오던 바로 그때 뒤에서 오던 오피러스 승용차(운전자 박모·45·구속)가 빙판에 미끄러지며 이들을 덮치는 바람에 설씨 부부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아반떼 동승자 이씨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고 설씨의 3살 아들은 다행히 오피러스 승용차 밑으로 들어가 화를 면했다. 이같은 사실은 운전자 이씨가 뒤늦게 “설씨가 나를 구해 줬으며,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던져 살 수 있었다.”고 진술,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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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2005-02-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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