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시험도 커닝”에 충격

“교내시험도 커닝”에 충격

입력 2004-12-02 00:00
수정 2004-12-0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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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3명이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는 1일 당혹감 속에 대책을 마련하기에 분주했다. 아침 일찍 긴급 대책회의를 연 뒤 반별로 자체 확인에 나선 데 이어, 교장 등 주요 관계자들은 하루 종일 학교 밖에서 보고를 받으며 추이를 주시했다. 학생들은 다소 충격을 받은 듯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리는 등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말 우리 학교 맞아요?” 당혹

경찰은 이날 “모 외국어고 같은 반 학생 3명이 수리와 외국어 과목 답안을 교환한 사실을 시인했다.”면서 “이들 사이에 금전관계는 없었고 학생들은 평소 중간·기말고사에서도 부정행위를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학생들은 “정말이냐, 믿을 수 없다.”며 당혹스러워했다.3학년 김모군은 “조회시간에 선생님께서 ‘불미스러운 일에 우리 학교 학생들도 연관된 것 같다.’고 하셔서 놀랐다.”면서 “여기저기서 수능 부정 사건이 터져나올 때 다른 세상 얘기인 줄 알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3학년 이모양은 “문제 풀기도 빠듯한 시간인데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영어과 3학년 A군은 “착잡하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양심을 판 그들이 잘못한 것”이라면서 “사실이라면 죄값을 받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과 B양도 “차라리 그 친구들에게는 이번에 걸린 것이 잘된 것”이라고 가세했다.

그는 “커닝을 해서라도 좋은 점수를 받고 싶은 유혹은 누구나 느끼지만 나쁜 일이니까 안 하는 것”이라면서 “이번에 성공했다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유혹에 흔들려 더 큰 범죄를 저질렀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소문 들었다”“내신도 부정?”

몇몇 학생은 수능 시험을 전후해 부정행위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중국어과 3학년 학생은 “수능 시험 직후 다른 반 학생이 누군가에게 문자메시지로 답을 보내 줬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선생님이 인터뷰하지 말라고 했는데….”라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3학년 C군은 “중간·기말 때도 커닝을 했다면 내신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면서 “비슷비슷한 실력에 학생 수도 적은데 내신까지 부정을 했다면 정말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개했다.D양은 “솔직히 하위권이면 몰라도 외고는 서로 라이벌 관계라 까딱하면 내가 피해를 볼 수도 있는데 정말 우정으로 답을 가르쳐 준 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제발 돈 받고 한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학년 학생들의 충격도 컸다.2학년 이모(17)양은 “생각하면 할수록 괘씸하다.”면서 “우리 학교는 특목고라서 온갖 질타를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박모(17)군은 “정말 잘못하기는 했지만 너무 몰아붙이는 것 같아 불쌍하다.”고 동정하기도 했다.

“아직 구체적 상황 파악 못해”

학교측은 “오후까지 경찰이나 교육청으로부터 학생 인적사항 등 아무런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3학년 담임교사는 “소식을 듣고 아침에 1대1 면담으로 확인에 나섰는데 우리반 학생은 아니었다.”면서 “교사들도 당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과학담당 교사는 “당국이 차라리 부정을 저지른 학생을 알려주면 학교로서는 학칙에 따라 처벌하고 사과문을 게재할 일”이라면서 “교육부가 수능 시험의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으면 이처럼 불편한 일도 안 생겼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2004-12-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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