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 “이벤트 아닌 긴장완화 계기로”

[2007 남북정상회담] “이벤트 아닌 긴장완화 계기로”

임일영 기자
입력 2007-10-03 00:00
수정 2007-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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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과는 또 달랐다.2일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역사적인 순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다소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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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통과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통과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뜨거운 포옹만으로도 충분했다면, 이번에는 담담한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물론 실향민과 북녘에 가족을 두고 온 일부 새터민들은 노 대통령처럼 걸어서 고향땅을 다시 밟을 날을 손꼽으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盧대통령이 걸어간 길, 나도 언젠가는…

2004년 중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 새터민 임모(49)씨는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 넘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복잡한 심경에 눈물을 흘렸다. 임씨는 “아리랑 관람계획이나,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을 것이 확실해 정상회담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도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가는 노 대통령의 모습은 나의 정치적 견해와 무관하게 감동이었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오늘 걸어서 넘어갔는데 언젠가는 우리도 저 곳을 걸어서 넘어 고향의 가족과 동무들을 만날 수 있지 않겠나.”라며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2006년 입국한 새터민 이모(45)씨는 “난 어느 탈북자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았다.”면서 “탈북자 단체들이 하나같이 김정일과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것은 북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 넘어간 것은 남북의 진정한 화해를 위한 의미있는 첫걸음”이라며 “좋은 성과를 남겨 올 수 있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해영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대통령이 북한 독재자를 만나러 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벤트가 될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북한 국민들은 인권유린을 당하며 힘들게 살고 있다.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 사무국장은 “이왕 갔다면 남한 피랍자 문제를 해결하고 핵불능화 선언을 이뤄내야 한다. 비핵화 선언이 된 다음에 경제교류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동 통일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2000년 첫 번째 정상회담은 만난 것 자체로 의미가 됐지만, 지금은 상생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당장의 성과는 못보겠지만, 성과를 볼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에 결정 짓겠다는 생각보다는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여유를 가지고 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윈윈 할수 있는 경제협력 길텄으면…”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7년 반 만에 열리는 회담이니 감회가 새롭다. 이번 회담의 성패를 좌우하는 의제는 ‘한반도 평화정책’이다. 군사분계선을 넘는 등 극적 이벤트도 중요하지만 긴장완화와 실질적인 군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물론 구체적인 단계까지 합의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일단 남쪽의 자주국방과 북쪽의 선군정치에서 긴장완화를 위한 의지표명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부분이 계속 논의돼야 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원 윤영산(26)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경제협력이 잘됐으면 좋겠다. 군축 현안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합의도출이 어렵지만 경제협력은 윈-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보수단체 쪽에서 ‘시기’에 대해 말을 많이 하고 있지만 이 얘기만 하지 말고, 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성(25)씨는 “이번 정상회담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6자회담”이라면서 “남북정상회담은 양쪽 정권의 정치적 이벤트에 가깝고, 실질적인 합의는 6자회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치적 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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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07-10-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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