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대국민 담화’로 한일관계 설득 나선 尹, “대통령 책무 버릴수 없다”

사실상 ‘대국민 담화’로 한일관계 설득 나선 尹, “대통령 책무 버릴수 없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3-03-21 17:18
수정 2023-03-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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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과거 다투면 미래 놓쳐”…처칠 발언 인용
“반일 감정 이용은 대통령 책무 버리는 것”
“당당하고 자신있게 일본을 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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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한일관계 발언 지켜보는 시민들
대통령의 한일관계 발언 지켜보는 시민들 2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생중계로 진행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2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은 약 5700자 분량(공백 제외)으로,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한일 관계에 할애했다. 평소 국무회의 모두발언은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날 발언은 윤 대통령이 직접 담화를 통해 대국민 설득에 나선 것이나 다름없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그간의 소회를 함께 밝히며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부정적인 여론을 되돌리는 데 집중했다.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된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며 모두발언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에서 악화된 한일 관계를 지적하며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었지만, 손을 놓고 마냥 지켜볼 수는 없었다”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전임 정부를 향해 “수렁에 빠진 한일 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고 직격하며 “저마저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반일 정서를 이용했다는 것으로, 윤 대통령은 야권의 ‘친일 외교 공세’를 겨냥한 듯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고도 지적했다.

1·2차 세계대전 후 화해한 독일·프랑스 등 역사적 사례를 들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한 윤 대통령은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발언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8년 일본 의회 연설을 인용하며 역대 대통령들이 정권에 관계없이 한일 관계 복원에 나섰던 점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강제동원 배상 해법인 ‘제3자 변제’에 대해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의 합의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이라며 “피해자분들과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당시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일본에 전쟁 배상 요구를 포기한 사례도 소개하며 제3자 변제 해법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중국인 30여만명이 희생된 1937년 난징 대학살의 기억을 잊어서가 아닐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는 일본을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해야 한다”며 일본과의 협력 및 선의의 경쟁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한일 양국 정부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면서 한일 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각자 스스로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 국가 리스트) 원상 회복 합의,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 조치, 한일 경제안보대화 출범 등 지난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소개한 윤 대통령은 “특히 한일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는 양국 기업이 글로벌 수주시장에 공동 진출할 기회를 활짝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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