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젠더’ 외쳤던 진보의 성추행

또… ‘젠더’ 외쳤던 진보의 성추행

손지은 기자
입력 2021-01-25 22:40
수정 2021-01-2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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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정의당 대표 직위해제… 인권위 “박원순 성희롱은 사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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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2세대의 대표주자로 주목받았던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25일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직위해제됐다. 장 의원은 피해 사실을 지난 18일 당 젠더인권본부에 알렸고 일주일간 비공개 조사 끝에 당은 김 전 대표의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는 김 전 대표.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진보정치 2세대의 대표주자로 주목받았던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25일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직위해제됐다. 장 의원은 피해 사실을 지난 18일 당 젠더인권본부에 알렸고 일주일간 비공개 조사 끝에 당은 김 전 대표의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는 김 전 대표.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당 소속 국회의원을 성추행해 25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 전 대표 체제로 세대교체한 뒤 선명한 진보 노선을 표방하던 정의당은 창당 9년 만에 존폐 위기를 맞았다. 특히 정의당은 젠더·소수자 인권을 당의 핵심 가치로 삼아 온 터라 당원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는 전원위원회를 열고 박 전 서울시장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할 수 있고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이라고 판단했다.

같은 정당은 아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 전 서울시장까지 진보를 자처하던 정치인들의 잇따른 성폭력, 남인순 의원의 성폭력 피의 사실 유출까지 더해 진보세력의 도덕성은 다시 한번 치명상을 입었다. 한편으로 이번 사건은 성폭력이 진영과 세대, 이념과 조직을 초월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정의당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장혜영 의원과 당무 관련 면담을 겸한 식사를 했고, 식당에서 나오며 장 의원을 성추행했다. 김 전 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저녁 식사 후 차량을 기다리던 중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며 성폭력 사실을 인정했다.

정의당 배복주 젠더인권본부장은 국회 긴급 회견에서 “수차례 피해자, 가해자 면담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인 장 의원은 지난 18일 젠더인권본부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본부는 일주일간 비공개 조사를 한 뒤 이날 당에 최초 보고했다. 당은 즉각 김 전 대표를 직위 해제했다.

장 의원은 피해 사실 공개에 대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이자 정의당과 우리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지, 이 질문을 직시하고 반드시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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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1-01-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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