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구의역 사고에 “김군 실수로 죽은 것” 논란 재점화

변창흠, 구의역 사고에 “김군 실수로 죽은 것” 논란 재점화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12-18 09:44
수정 2020-12-1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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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2020.8.3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2020.8.3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재직 중이던 2016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 “걔(사망자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등 사고의 책임을 사망 노동자 개인 과실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국민의힘) 의원실은 2016년 당시 SH공사 회의록을 입수해 관련 발언을 공개했다. 같은 해 한 매체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SH공사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2016년 6월 30일 회의에 변창흠 당시 사장, 건설안전사업본부장, 하자관리부장 등이 참석했다. 같은 해 5월 28일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모(당시 19세)군이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진 지 한달쯤 지난 때였다.

당시 회의에서 변창흠 후보자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흔든 것이잖아요”라며 “마치 (박원순)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장이 있었으면 2~3번 잘렸을 정도로 그렇고, 그 기관은 모든 본부장이 날아간 셈”이라며 “어마어마한 일인데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죠”라고 언급했다.

또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사망자)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라고 덧붙였다.

마치 구의역 사고가 김군의 개인 과실로 발생했고, 이 때문에 애꿎은 상위기관이 부당한 비난을 억울하게 받고 있다는 뉘앙스가 담긴 발언이다.
구의역 사고 3주기 ‘너의 잘못이 아니야’
구의역 사고 3주기 ‘너의 잘못이 아니야’ 2016년 5월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군의 3주기를 하루 앞둔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승강장에 시민들이 쓴 추모의 메모가 붙어 있다. 2019.5.27
연합뉴스
회의가 열렸던 당시는 구의역 사고와 비슷한 사고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는 점 등이 거론되면서 사고의 원인이 개인보다 시스템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던 시기다.

‘정비기사는 고장 접수 1시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서울메트로와 위탁업체 간 계약 조항 때문에 김군은 사고 당일 시간에 쫓기고 있었다. 구의역 외에도 을지로4가역의 고장 신고도 처리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과중한 업무 부담은 2인 1조 근무수칙을 유명무실로 만들었지만, 서울메트로와 위탁업체는 그 동안 1명이 수리에 나섰을 때에도 2인 1조로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기재한 사실도 이후 드러났다.

이 같은 점들은 법원에서도 인정돼 위탁업체 관계자들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상고까지 했던 당시 서울메트로 대표도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원을 확정받았다. 1·2심 재판부 모두 “작업 이행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도록 지휘·감독했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변창흠 후보자는 문제의 발언 말미에 “하여튼 우리도 현장이 많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하신 것처럼 연습도 해 보고 해서 조금의 실수가 없도록 해주시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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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스크린도어 수리공 사망 사망사고 발생한 서울 광진구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모가 붙어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31일 스크린도어 수리공 사망 사망사고 발생한 서울 광진구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모가 붙어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당시 이를 보도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변창흠 후보자는 “SH공사도 공사 현장이 40군데가 넘고 임대주택을 20만채 관리하고 있다. 그렇기에 조금만 잘못이 있어도 누구 잘못인가는 무관하게 관리기관으로서 엄청나게 타격을 입을 수 있으니 그런 측면에서 (구의역 사고를) 언급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누구한테든 상처를 줬다면 죄송하다”며 “공기업에선 누구의 잘못과 무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임을 져야 하니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혜 의원은 “변창흠 후보자의 이러한 인식은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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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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