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치는 남자’ 굳은 공식… 6개 시도, 72년간 지역구 女의원 한 명도 없었다

[단독] ‘정치는 남자’ 굳은 공식… 6개 시도, 72년간 지역구 女의원 한 명도 없었다

신형철 기자
입력 2020-02-13 23:22
수정 2020-02-1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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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땐 11개 시도 여성 지역의원 전무

남성이 계파 수장·대권 잠룡 독점 구도
與 ‘30% 공천’ 약속했지만 지원 태부족
기초·광역단체부터 여성 정치인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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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헌국회부터 20대까지 헌정사상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이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은 시도는 인천 등 6곳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여성의당’이 창당 절차를 밟을 정도로 여성의 정치 참여가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중년 남성 주도의 정치판에서 여전히 여성 정치인의 입지는 제한적인 상황인 것이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48년 이후 20차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여성 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시도는 인천, 대전, 울산, 세종, 충북, 제주 등 6곳이다. 20대 국회에서는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울산,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남, 제주 등 11곳 시도에서 여성 의원이 나오지 않았다. 이 지역들은 이번 4·15 총선에서도 전망이 밝진 않다. 이날 기준으로 울산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여성 후보는 한 명도 없었고 세종, 충북, 제주 지역에서는 한국당 소속 여성 예비후보 1명만 등록했다.

그나마 인천에는 이번에 민주당 3명, 한국당 2명 등 적지 않은 여성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특히 20대 비례대표로 활동 중인 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미추홀갑, 역시 비례대표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연수을에 출마해 재선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19대에 19명이던 여성 의원은 20대 국회 들어 52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비율은 전체 300명 중 17.3%로 미미하다. 원내정당 중에도 대안신당(7석) 등에는 여성 의원이 한 명도 없다. 정치권에서 여성 의원을 늘리려는 시도는 계속하고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진 않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해 6월 ‘2020 총선 승리를 위한 여성당 선포식’까지 열며 여성 공천 30%를 약속했다. 하지만 여성 예비후보가 공천을 신청한 지역구는 57개로 이들이 모두 공천된다 하더라도 30% 달성은 불가능하다.

여성 의원 배출이 어려운 원인으로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가 ‘남성 네트워크’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시화 정도가 높은 서울 등은 상대적으로 혈연, 학연 등 남성 위주 네트워크가 작동하기 어렵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여전히 이 같은 공동체가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여성 정치인을 여전히 정치의 주변부로 취급하는 인식도 문제다. ‘3김’을 비롯해 지금도 이른바 ‘지역 맹주’, ‘계파 수장’, ‘대권 잠룡’ 등으로 거론되는 중진급 정치인들은 모두 남성이다. 여성 정치인 중 계파를 형성하고 대권을 거머쥔 인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에 유권자들 사이에 유력 정치지도자는 남성으로 보는 인식이 고착화돼 있는 실정이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는 “정당의 중앙에서 여성은 실력이 없다고 치부해 후보가 되는 것조차 막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 정치인의 차단으로 여성은 실패할 경험도 주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여성 예비후보는 “전반적으로 정치권에 만연해 있는 가부장적 분위기부터 바뀌어야 여성 정치인에 대한 진입 장벽, 차별 등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의원을 확대하려면 기초단체, 광역단체 등 지방의회에서부터 여성 정치인을 늘리는 식의 ‘풀뿌리 여성정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0대 국회 전북지역 유일의 여성 의원인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은 “지방의회에 여성 의원이 많이 나오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이고 앞으로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 밖에서도 여성정치를 확대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주의 정당을 기치로 내건 여성의당은 15일 중앙당 발기대회를 열고 다음달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창당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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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0-02-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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