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에도 강행” “규정 몰랐다” 진실게임 된 황교안 축구장 유세

“제지에도 강행” “규정 몰랐다” 진실게임 된 황교안 축구장 유세

이근홍 기자
입력 2019-04-01 18:32
수정 2019-04-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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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안에까지 들어간 황교안 대표
경기장 안에까지 들어간 황교안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명이 적힌 붉은 점퍼를 입고 지난 30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때 경기장 내 정치적 행위를 금지한 경기장 안으로까지 들어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9.3.31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제공] 2019.03.31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달 30일 프로축구단 ‘경남FC’의 경기장 안에서 벌인 선거운동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구단 측의 제지에도 황 대표와 강기윤 후보가 유세를 강행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정치인 갑질’ 문화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의 경기장 내 선거운동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 위기에 처한 경남FC는 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경남FC 모든 임직원은 경기장 내 선거운동 관련 지침을 인지하고 있었고 (황 대표 측)경호 업체와의 미팅 시 동 지침을 전달해 경호 담당자가 충분히 숙지해 준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경기 당일 입장권을 검표하는 과정에서 경호 업체 측에서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윗옷)는 입장 불가라고 공지했는데 일부 유세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면서 (황 대표와 강 후보가) 상의를 벗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 직원이 경기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달려가 ‘경기장 내에서는 선거 유세를 하면 안 된다. 규정에 위반된 행동이다’라며 선거 유세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으나 강 후보 측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계속 선거 활동을 진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같이 있던 5명이 모두 표를 사서 경기장에 입장했고 들어갈 때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검표원이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아 옷을 그대로 입고 들어갔다”고 상반된 주장을 했다.

황 대표의 주장이 맞다 하더라도 경기장 안에서 선거운동을 한 것은 축구 규정과 국제 스포츠룰을 등한시한 잘못이 분명하다. 이에 한국당 경남도당은 보도자료를 내고 “경기장 내 선거운동을 금한다는 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 규정을 인지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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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 앞에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호 전 경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 대표, 강 후보, 윤영석 의원. 창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 앞에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호 전 경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 대표, 강 후보, 윤영석 의원. 창원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 유세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이날 한국당에 행정조치인 ‘공명선거 협조 요청’을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표를 사서 들어가는 경기장 안은 공개된 장소에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는 공직선거법 106조 2항에 위반될 수 있어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말라는 취지의 행정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축구인들은 체육인을 무시하는 정치인들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 스포츠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축구뿐 아니라 스포츠팬 전체가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리머니’를 했다가 징계를 받을 뻔했을 만큼 국제사회에서는 경기장 내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며 “하물며 선거운동 복장으로 경기장에 들어가 선거운동을 한 것은 해외 토픽감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에 보수당 당수가 들어가 선거운동을 했다고 상상해 보라”고 했다.

다른 당은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극도로 권위적이고 강압적이고 무례한 갑질”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익환 부대변인은 “경남FC가 축구장 유세를 허락해 준 것도 아닌데 징계는 한국당이 받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한국당은 축구팬들에게 사과하고 창원에서 철수하라”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구단 제지에도 막무가내 선거운동을 한 것은 갑질이 체질화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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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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