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납품사가 공무원 부부동반 해외출장비 지원…부당지원 백태

정부납품사가 공무원 부부동반 해외출장비 지원…부당지원 백태

입력 2018-07-26 15:05
수정 2018-07-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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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해야 할 항공사로부터 항공권 지원받기도
전문성 없어도 할 수 있는 기관방문·견학 수준 출장도
적발김기식 전 금감원장 외유성 출장 논란 이후 전수조사 결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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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의 해외출장 지원실태를 점검해 26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공직자들에 대한 해외출장 지원은 만연한 관행임을 알 수 있다.

해외출장 지원 관련 기준과 근거가 모호한 점을 악용한 것이다.

지난 2016년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음에도 피감·산하기관을 포함한 유관 기관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길에 오른 공직자는 261명에 달한다.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가는 문제는 지난 4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 시절 우리은행의 돈으로 중국과 인도에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공론화했다.

이후 공직자 출장 실태를 전수조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26만 명을 넘어서는 등 부정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고, 권익위는 지난 5월 1일 전수조사를 결정했다.

이 결정이 있은 후 약 석 달 만에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부당한 해외출장 지원 사례는 크게 두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 유형은 중앙부처나 지자체·교육청, 공기업 등의 공직자가 밀접한 직무 관련성이 있는 민간기관이나 단체 등으로부터 부당하게 해외출장 지원을 받은 사례다.

이러한 사례는 28개 기관에서 86건이 적발됐다. 지원받은 공직자는 총 165명이었다.

한 정부부처는 위탁납품업체로부터 매년 관행적으로 포상 차원의 간부 공무원 부부동반 해외출장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의 경우 1인당 지원된 금액은 150여만 원으로 한 부부 당 총 300여만 원이 업체로부터 부당하게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부처는 장관 표창을 받은 지자체 공무원이 선진기술 벤치마킹 명목으로 해외출장을 갈 때 그 비용을 감독 관계에 있는 민간기관에 전가했다.

공기업 중 한 곳은 마케팅 목적의 해외 공동설명회를 하면서 계약·감독업무 관계에 있는 여러 민간항공사로부터 항공권을 지원받기도 했다.

또 다른 유형은 지원대상자 선정의 객관적 기준, 선정절차의 적절성 등이 불명확해 공식적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거나 법적 근거 없이 피감·산하기관이 감사·감독 기관 공직자의 해외출장을 지원한 사례다.

이런 사례는 22개 기관에서 51건이 적발됐다. 이러한 지원을 받은 공직자는 96명에 달했다. 법규상 근거가 있거나 해외출장을 지원받은 사람의 전문성이 인정되는 사례 등은 제외했다.

먼저 공식적인 행사로 인정되기 어려운 해외출장에 예산을 부당하게 지원한 소지가 있는 사례는 18개 기관, 37건으로 집계됐다.

해외출장 성격이 단순한 기관 방문이나 실태조사, 현지조사, 견학 등의 수준이어서 출장지원 대상을 감사·감독기관 공직자로 한정할 이유가 없는 사례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 공기업은 중앙부처의 연구대회 사업을 위탁·수행하는 과정에서 입상자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공기업 직원 등이 동행하는데도 부처 소속 공무원 2명을 불필요하게 인솔자 명목으로 포함시켜 출장을 지원했다.

한 지자체는 시의회 의원 10명이 단순히 과학기술 전시회를 참관하러 가는 데 출장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 제13조에 따르면 지방의원은 다른 기관·단체로부터 해외출장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법령 또는 사회상규에 따른 지원으로 보기 어려운 사례는 4개 기관에서 14건이 적발됐다. 예산은 편성돼 있으나 지원 근거가 되는 법령이 없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권익위는 설명했다.

국회의원과 입법조사관 등이 단순한 사업현장 시찰과 파견인력 격려 위주로 짜여 국익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해외출장을 갈 때 피감기관인 공기업이 그 비용을 지원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권익위는 이번 조사가 2016년 9월부터 올해 4월 사이에 이뤄진 해외출장 지원실태를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각 공공기관의 홈페이지 등에 올라와 있는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그보다 앞선 시기에도 관행적으로 부당한 지원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권익위는 이번 실태조사의 목적이 부정한 사례의 적발보다는 제도 보완에 맞춰져 있어 대면조사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익위 임윤주 부패방지국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청탁금지법 12조 5호에 제도개선·보완 측면의 실태조사를 할 권한이 있으나 직접 피신고인을 조사할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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