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넥타이 맨 文대통령…“노무현 대통령님이 그립습니다”

‘노란’ 넥타이 맨 文대통령…“노무현 대통령님이 그립습니다”

김지수 기자 기자
입력 2017-09-26 20:32
수정 2017-09-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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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노란 넥타이는 처음…盧 추모의 뜻 담겨

노란 군사분계선도 의미…노 대통령이 걸어서 넘어
권양숙 여사, 文대통령에게 노 전 대통령 추모 음반 선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26일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좌중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착용한 ‘노란’ 넥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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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공동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7.09.26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 공동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7.09.26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노란색 넥타이를 착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란 넥타이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란 넥타이에 담긴 첫 번째 의미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란색은 생전 노 전 대통령의 ‘상징색’으로 통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노 전 대통령의 노제 때 노란 모자와 노란 풍선을 들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추모의 마음을 담아 이날 노란 넥타이를 착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축사에도 노 전 대통령을 향한 문 대통령의 그리움이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축사 말미에 “고뇌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던 노무현 대통령님이 그립습니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신 분입니다. 언제나 당당했고,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단순히 고인을 향한 그리움의 표현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외교적·평화적 해결원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는 지금, 노 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대하면서 보여준 ‘인내’를 다시금 되새기고 그 뜻을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011년 발간한 자서전 ‘운명’에서 “사실 5년 내내 대통령과 우리를 힘들게 만든 것이 북핵 문제였다”며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외교적으로 관리해 낸 노 대통령의 철학과 인내력과 정치력은 대단히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기술했다.

이어 “보수진영과 보수언론들이 마치 미국과 다른 견해를 갖게 되면 큰일 날 듯 걱정을 쏟아내며 공격했지만 끄떡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뜻이 워낙 강하니, 결국 부시 행정부도 대북 강경일변도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결국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의 자서전에서 노 전 대통령의 대북 철학과 10·4 정상회담의 뒷이야기를 다룬 챕터의 제목이 ‘노란 선을 넘어서’다. 노란 선은 ‘군사분계선’을 의미한다.

여기서 문 대통령이 착용한 노란 넥타이에 담긴 두 번째 의미가 ‘군사분계선’을 의미함을 유추할 수 있다. 아무런 표시도 없던 군사분계선에 노란 선을 긋고 노 전 대통령에게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도록 한 사람이 바로 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를 회고하면서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은 효과는 대단했다. 군사분계선을 노란 페인트 선으로 그어놓으니 더 극적으로 보였다. 결국, 그 장면이 전 세계적으로 10·4 정상회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고 적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앞에서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6년 전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는 노 전 대통령의 소감을 자서전에 그대로 실었는데, 이번 10·4 정상회담 10주년 기념 축사에도 이 대목을 그대로 차용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일행의 모습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사라진 후 자신도 노란 선 위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왔다고 한다.

이날 기념식에는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참여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때 문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3철’ 중 한 명으로 꼽혔으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이호철 전 민정수석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같은 테이블에는 권양숙 여사와 이해찬 의원, 추미애 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백낙청 노무현재단 명예 이사장,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이병완 노무현재단 상임고문, 문희상 의원, 한명숙 전 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의원은 인사말에서 “10·4 선언은 남북정상이 합의한 역사적 선언이기에 정부 주최가 당연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6·15와 10·4 선언을 무시하고 폄훼했다”며 전 정부를 비판했다.

건배사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추미애 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맡았다.

조명균 장관은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하여”라고 했고, 추미애 대표는 “촛불로 지킵시다, 한반도 평화를”이라고 건배사를 했다. 이정미 대표는 “평화만이 답이다”라고 건배사를 외쳤다. 이날 건배주로는 ‘봉하쌀 생막걸리’가 나왔다.

권양숙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노무현 대통령 탄생 71주년 기념 패키지 음반을 선물했다. 이 앨범은 523장만 한정판으로 제작됐으며, 문 대통령에게는 523번째 앨범이 전해졌다. ‘523’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5월 23일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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