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 ‘기본소득제’ 깃발…복지·경제공약 화두되나

잠룡들, ‘기본소득제’ 깃발…복지·경제공약 화두되나

입력 2016-12-25 10:21
수정 2016-12-2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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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박원순·정운찬, 기본소득 공약…문재인·안철수, 신중 검토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가운데 기본소득제 도입 논의가 정치권에 불어닥치고 있다.

대선시계가 빨라지면서 일부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기본소득제의 도입을 대성공약으로 내걸기 시작하면서다.

더구나 기본소득제는 좌우파적 관점을 모두 갖고 있는 만큼 진보진영뿐만 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논의 가능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휘발성을 강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내수침체 극복을 위한 대안과 기술진보에 따른 일자리 부족 문제, 사회안전망 부족 등을 놓고 치열한 정책경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 기본소득제 문제가 ‘뇌관’으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대선에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면 당장 도입이 되지 않더라도 향후 경제 및 복지정책에서 주요 화두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재원 조달 논쟁과 함께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적 시선도 논의과정에서 뒤따를 전망이다.

특히 조세체계와 복지체계를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치열한 갑론을박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소득제는 모든 국민에게 소득수준과 노동 여부 등과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일정액을 지급하는 새로운 분배체계다.

국내에서는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IT 업계를 위주로 한 기업인들 위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6월 초 ‘월 300만원의 기본소득’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스위스의 국민투표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6월 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포용적 성장을 위해 기본소득제의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잠시 조명을 받았다.

기본소득제가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촛불 정국’이 잦아들고 대선주자들이 서서히 공약을 내걸며 보폭을 넓히면서부터다. 주로 야권을 위주로 제기됐다.

청년에 대한 기본소득제의 일종인 청년배당을 실시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적극적으로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연간 50조원의 복지재원 마련 구상까지 내놓으며 기본소득제가 현실성 있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기본소득스페인네트워크 대표이자 바르셀로나대 경제학과 교수인 다니엘 라벤토스가 쓴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번역 작업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공화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보수적 전통에서 기본소득의 뿌리를 찾는 책이어서 이 시장이 보수적 관점에서도 기본소득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추정케 한다.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도 최근 한국형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했다.

아동수당, 구직기의 청년수당, 성년의 실직·질병에 대비한 실업부조제와 상병수당제, 장애수당, 노인 기초연금 등 생애주기별 기본소득제를 제시했다.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세출 조정과 기존 복지제도의 개편을 통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선 출마의사를 밝힌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기본소득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장기 침체 국면인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경제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다만, 정 전 총리는 한국적 현실을 감안해 특정 연령과 계층에 한정해 지급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도 기본소득의 가치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질 적용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기본소득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다”면서 “완전 기본소득까지는 갈 길이 멀고, 부분적인 현금수당에는 진전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측도 신중하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유럽에서 이야기하는 기본소득제를 도입할 때 재정이 뒷감당할 수 있을지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면서 “기존의 복지제도를 정비하면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본소득을 장기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기본소득제 관련한 부분은 검토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당장 도입할 사안이라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춘숙 의원은 지난 15일 ‘기본소득보장 쟁점과 대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복지체계의 재설계와 함께 단계적이고 책임 있는 기본소득제 도입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4차 산업혁명이 갖는 직업구조의 대변화와 일자리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면서 “기존 복지제도의 관계와 재원에 대한 논의 등을 면밀히 진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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