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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박’ 정진석의 고달팠던 7개월…“화합 촉매제 될 것”

‘낀박’ 정진석의 고달팠던 7개월…“화합 촉매제 될 것”

입력 2016-12-14 09:31
업데이트 2016-12-1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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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에 누군가는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이정현 사퇴 압박계파 전면전서 중립지대 역할 모색…개헌 고리로 協治 구현할까

오는 16일 퇴임을 앞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7개월은 지난 5월3일 취임한 이래 시련의 연속이었다.

아직 ‘금배지’를 달지 않은 20대 국회 당선인 신분으로 원내대표에 선출된 그는 4·13 총선 참패로 진공상태가 된 당 지도부에 덩그러니 섰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할 때까지 정확히 한 달 동안 정 원내대표는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사이에 영락없는 ‘낀박’ 신세였다.

원내대표단 인선은 비박계의 비판을 받았고,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고 나선 비대위원 및 혁신위원장 인선은 친박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비대위·혁신위 출범을 위해 소집된 전국위원회·상임전국위원회가 친박계의 ‘방해 공작’에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체제의 출범 이후에도 순탄치 않았다. 유승민 등 탈당파 비박계 의원들의 복당 문제가 대두한 것이다.

복당 결정에 반대한 김 위원장과 거칠게 충돌한 정 원내대표는 칩거에 들어간 김 위원장의 당무 복귀를 설득하려고 자택까지 찾아가 자신의 큰 몸집을 웅크렸다.

친박계로부터 ‘쿠데타’라는 비난과 함께 사퇴 요구를 받자 그는 친박·비박계를 대표하는 최경환·김무성 의원과 만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전환에 합의했다.

이렇게 해서 선출된 친박계 이정현 대표와 다시 당의 ‘투톱’을 꾸렸으나, 예기치 못한 ‘최순실 사태’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 결국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재임 기간 특정 계파를 ‘뒷배’로 하거나 독자 세력을 구축하고 있지 않았음에도, 양대 계파 사이에서 중재를 하고 명분을 내세운 정치로 집권당 원내사령탑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이다.

정 원내대표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탄핵당했는데,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가만히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자신의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대표의 동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사안에 따라 친박과 비박 사이를 오가는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선 다소 비박 쪽에 가까워진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그는 자신의 퇴진이 “분당(分黨) 일보 직전까지 몰린 당의 화합에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친박계가 차기 원내대표를 맡아선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박계가 원내대표에 선출되면 분당은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몸도 마음도 지쳐 원내대표를 더 하라고 해도 못 하겠다”는 그는 “앞으로 중도 성향의 의원들과 함께 당의 분열을 막으면서 대선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정 원내대표가 같은 충청권 출신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에 도전할 경우 반 총장에 힘을 싣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가 기자들과 만나 주로 언급했던 ‘협치(協治)’와 ‘개헌’도 반 총장의 귀국 이후 행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소야대’ 형국에서 협치는 한계를 내포했다. 오히려 개헌이 성공할 경우 새로운 정치 지형이 펼쳐지고, 그 자리에서 다시금 협치가 모색될 것이라는게 정 원내대표의 인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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