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3>왜 새정치연은 호남에 갇혔나

[야당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3>왜 새정치연은 호남에 갇혔나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15-05-03 23:44
수정 2015-05-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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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세력 능력 부재… 멀고 먼 ‘전국정당’

‘29.8%’.

‘4·29’ 재·보선 광주 서을에 출마했던 조영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받아 든 성적표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천정배 의원 득표율(52.4%)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호남에서 ‘제1야당’이 ‘30% 이하’ 득표율을 얻은 것은 2000년 재·보선 법개정 이후 두 번째다. 앞서 2009년 4월 정치적 고향인 전주 덕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 전 의원이 최고 득표율(72.3%)을 얻어 12.9%에 그친 민주당 김근식 후보를 누른 바 있다.

참패가 현실화되자 야당은 가장 먼저 ‘호남 민심이 떠나갈지’에 촉각을 세웠다.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은 “호남 민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했고, 문재인 대표는 4일 재·보선이 치러진 4곳 중 광주를 처음으로 방문한다.

‘전국정당화’를 내건 새정치연합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당의 외연을 전국으로 넓혀 가야 하지만 호남에 대한 의존도만 커질 뿐 돌파구가 쉽사리 보이지 않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제는 호남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호남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줘야 할 때”라면서 “호남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호남을 같이 끌고 가는 게 문 대표 체제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이 호남을 넘어 ‘전국정당’으로 가지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2012년 총선이나 대선 때의 몰표를 토대로 ‘공천만 하면 호남은 새정치연합을 선택한다’는 관성에 빠져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 7·30 재·보선에서 문제가 된 ‘돌려막기 공천’도 야당의 한계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언급된다. 당시 광주 광산을에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역임한 권은희 의원이 전략공천되면서 공천을 신청했던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은 서울 동작을로 ‘돌려막기’ 됐다. 당내에서 호남 민심에 대한 정확한 정치적 독해능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이 호남을 공부해야 한다. 도대체 호남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대안 세력’으로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크다. 정권을 뺏긴 10년 동안 정부가 정책을 내놓으면 비판만 할 뿐 어젠다를 선점해 정국 주도권을 잡은 적이 없다는 비판이다. 결국 이러한 ‘내적 역량’의 부족은 호남 의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되는 등 어떤 업적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당이 이렇게 오랫동안 무능력할 수 있나 싶다”고 일갈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우리가 못하면 호남도 표를 주지 않는다는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선거 때만 호남을 이용한다는 등의 호남 소외론이 나오지 않도록 과감하게 공천과 정책 혁신을 보여야 전국정당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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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5-05-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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