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남재준 재신임하며 ‘초강력 경고’… 선거 악영향 차단

朴, 남재준 재신임하며 ‘초강력 경고’… 선거 악영향 차단

입력 2014-04-16 00:00
수정 2014-04-1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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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국정원장·법무장관 ‘다각적 사과’ 의미 및 전망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15일 정부와 청와대는 일제히 사과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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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7회 국무회의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7회 국무회의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남재준 국정원장이 오전 10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비슷한 시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사과했다. 오후에는 황교안 법무장관이 국회에서 사과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한 이 같은 여러 각도의 사과는 전례를 찾기 쉽지 않다. 박근혜 정부로서도 처음이다. 특히 남 원장은 지난해 3월 임명 이후 국정원 대선 댓글 사건이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파문 당시에도 사과한 적이 없었다.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내보이는 조치로 여겨진다.

박 대통령은 이날 “또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가장 강력한’ 경고를 냈다. 지난 1월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에 대해 이런 형태의 경고가 나온 뒤 2월에 윤진숙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퇴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해임된 것을 감안할 때 ‘국민에게 신뢰를 잃게 될’ 부처·기관에 대한 마지막 경고인 셈이다.

이는 바꿔 얘기하면 이번 사태로 남 원장에 대한 인책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전날 서천호 국정원 2차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한 것도 이에 대한 전조였을 수 있다. 앞서 지난 1월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에 대한 경고 때에도 사실상 경고의 당사자였던 현오석 부총리는 이 발언을 통해 면책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증거자료에 위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며 ‘엄중한 경고’를 내놓은 적이 있어 ‘관대한 대처’라는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정원에 대해서는 그간 대선개입 의혹 등을 거치며 사회로부터 추궁당했던 대대적인 개혁 요구에 대해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터여서 “또다시 ‘쇄신책’으로 책임론을 넘어가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다가오는 6·4 지방선거는 이 일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야권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청와대가 내놓은 다각적 사과의 이면에는 이런 점에 대한 감안이 담겨 있을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에는 공세의 각도를 어떻게 잡느냐 하는 고민이 생겼다. ‘증거조작’과 ‘안보 무능’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지의 문제이다.

다만 증거조작은, 이미 수사 결과가 발표됨으로써 추가적인 사실 발견이 없다면 동력을 크게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안보 무능에 대한 비판은 과도하게 밀어붙이면 도리어 여권에 득이 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지방선거가 ‘중앙 이슈’에 대한 흡수율이 떨어지는 것도 고민이 될 수 있다. 딜레마에 빠진 야권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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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jj@seoul.co.kr
2014-04-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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