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일정 취소·잠적… 與 서울경선 ‘중대 고비’

김황식 일정 취소·잠적… 與 서울경선 ‘중대 고비’

입력 2014-03-29 00:00
수정 2014-03-29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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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4배차 이혜훈 컷통과에 정몽준 주장 원샷 경선 등 불만…“조치 없으면 엄중 상황” 경고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화가 단단히 났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3배수로 압축하면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대인 이혜훈 최고위원이 예비후보에서 탈락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김 전 총리는 경선 포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는 28일 모든 일정을 취소한 뒤 휴대전화 전원을 꺼버린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오전 7시에 집을 나간 그는 온종일 자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황식이형 캠프’ 관계자들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다. 50년 지기 친구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전화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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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경선 관리를”
“공정한 경선 관리를”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특보단장인 윤원중(왼쪽) 전 국회 사무총장이 28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황우여 대표에게 공정한 경선 관리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을 비롯해 당의 공천 신청 기한 5일 연장으로 야기된 김 전 총리 배려 논란,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이 희망했던 원샷투표 경선 방식 확정, 컷오프 범위 조정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자신을 돕고 있다는 ‘음모론’ 등에서 쌓여 온 불만들이 전날 ‘3배수 컷오프 최종 확정’으로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와 가까운 의원들은 “김 전 총리가 여권의 강한 권유에 따라 전직 국무총리로서 많은 것을 접고 출마에 응했는데, 의도치 않게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만 계속되자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섭섭함을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봤다.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김 전 총리가 자신보다 지지율이 4배 차이로 뒤지는 이 최고위원이 컷오프되는 것을 원칙으로 봤는데, 이것이 좌절돼 심대한 실망감을 안게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물론 일각에서는 김 전 총리의 항의가 자신의 부족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관측된다. 캠프 측에서는 당 지도부와 공천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급기야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거듭 시사했다. 캠프 대변인인 유성식 전 총리실 공보실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정확한 해명과 사과, 책임자 문책 및 조치 요구와 관련해 당이 성의 있고 가시적인 조처를 할지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그러지 않으면 엄중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지금 와서 3배수 컷오프 결정을 번복할 수 없는 상황인 까닭에 김 전 총리의 화를 풀게 해 경선 과정에 다시 참여하도록 할 묘책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총리가 희망했던 예비후보 간 조속한 TV토론회 개최가 그나마 유일한 해법이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예비후보 세 사람의 3자 회동을 통한 갈등 봉합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당분간은 김 전 총리의 화가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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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4-03-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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