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 비료지원 제동…민화협 “반출신청할 것”

정부, 대북 비료지원 제동…민화협 “반출신청할 것”

입력 2014-03-19 00:00
수정 2014-03-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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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현상태서 어렵다” 시기상조 판단…이견 조율 주목

정부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대규모 대북 비료지원 추진에 좀 더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19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 포럼 특강을 마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북지원 승인권을 가진 통일부 장관의 이런 발언은 민화협이 정식으로 대북 비료지원 신청을 해도 이를 승인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도 “남북관계가 크게 악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작년보다 특별히 호전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남북관계 상황에서는 (민화협의) 비료 지원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민화협의 대북 비료지원이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본격 가동의 해로 규정하면서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대북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올해 들어 남북이 관계개선의 큰 틀에 공감대를 이룬 가운데 2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렸고 이산가족 상봉도 성사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 리졸브 훈련이 시작되고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과 로켓, 방사포 등을 잇따라 발사하며 남북관계는 다시 소강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북한은 상봉 정례화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논의하자고 우리측이 제의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사실상 거부했고, 구제역 방역 지원 제의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민화협의 대규모 비료지원이 이뤄지면 비록 민간 차원의 것이라도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남북관계 진전의 핵심 변수인 북한 핵 문제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도 정부의 대북지원 확대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정부의 경고음에도 민화협은 대북 비료 지원 운동을 계속 전개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민화협은 지난 13일 북한에 비료 100만 포대(2만t) 보내기 국민 모금 운동을 시작해 이미 7만7천 포대분의 돈을 모았다.

민화협은 우선 비료 10만 포대를 살 돈이 모금되는 대로 통일부에 정식으로 대북 반출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운식 민화협 사무처장은 “(류 장관의 발언이) 통일부의 공식 입장이라는 생각은 안 한다”며 “10만 포대가 모이면 반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화협은 북측 상대 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에 비료 지원 구상을 전달했지만 답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화협의 대규모 대북 비료지원 추진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홍사덕 대표상임의장의 주도로 이뤄져 당초 처음에는 청와대나 정부와 교감 속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가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사전 조율은 없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홍 의장이 청와대나 정부와 사전에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안다”며 “북측과 접촉 신고도 없이 돈부터 우선 모으자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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