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틀전 긴급 지역당협회의… 돈봉투 수수여부는 진술 엇갈려

선거 이틀전 긴급 지역당협회의… 돈봉투 수수여부는 진술 엇갈려

입력 2012-03-27 00:00
수정 2012-03-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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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손학규 前대표-당협위원장 무슨 일 있었나

손학규 당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책 모임은 23일이나 24일 저녁 긴급 소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대표 비서실에 확인한 손 대표의 당시 일정은 23일 저녁에 비공개 일정이, 24일에는 거리 유세가 있었다. 손 대표가 소집한 서울지역 48곳의 당협위원장 서울시장 선거 대책 모임에는 35명 안팎이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A 전 당협위원장은 24일 오후 6시 전후로 기억하고 있다. A 전 위원장은 지난 1월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에서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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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A 전 위원장의 진술을 토대로 재구성한 그날 대책 모임 안건은 야권 단일후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당내 주요 지지 세력인 호남향우회의 지원 독려였다. 호남향우회는 서울에만 730여개의 조직을 두고 있다. 대책 모임에는 손 대표와 이인영 상임선대본부장, 정장선 사무총장, 최광웅 사무부총장, 서울 중랑갑 당협위원장인 이상수 전 의원, 마포을 당협위원장인 정청래 전 의원 등이 헤드 테이블에 앉고, 35명 안팎의 당협위원장들을 좌우 테이블에 배석했다.

손 대표는 그날 서울시장 선거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혼전 양상의 어려운 판세라고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A씨는 “손 대표가 ‘호남향우회가 박 후보를 비토하는 분위기가 있다. 지역향우회가 우리 후보가 없다고 투표를 안 하려고 하는데 독려해야 한다’고 당협위원장들에게 당부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인 B위원장은 “손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를 이겨야 총선과 대선도 승리할 수 있다고 독려했었다.”고 말했다.

정청래 전 의원도 그 자리에서 나 후보의 1억원 피부숍 논란을 전하며 “이런 후보한테 절대 질 수 없다. 당장 당원들에게 얘기하고 호남향우회가 적극 밀도록 하자.”고 제안해 그 자리에서 당협위원장들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돈봉투 배포는 모임이 끝날 즈음 그 자리에서 이뤄졌다는 게 A씨 주장이다. 출구에 선 손 대표가 자리를 나서는 당협위원장들과 악수를 한 뒤 곁에 있던 최광웅 사무부총장이 들고 있던 쇼핑백에서 봉투를 꺼내 건네면 손 대표가 이를 받아 당협위원장들에게 하나씩 건넸다. 봉투에는 5만원권 20장이 들어 있었다는 게 A씨 진술이다. 서울신문은 당시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 15명 안팎의 당협위원장들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지만 대부분 “돈봉투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A씨를 제외한 한 당협위원장은 “그날 흰봉투인가 노란봉투인가 뭔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이 난다.”고 했지만 수령 여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우고 호남향우회는 박원순 후보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박 후보도 재경 호남향우회 임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등 골수당원 표심을 잡기 위해 애를 썼으나 전통 지지층인 재경 호남 세력 저변에는 박 후보에 대해 냉랭한 기류가 팽배했다. 호남향우회 내부에서도 갈등이 표출됐다.

손 당시 대표가 당협위원장과 선거 대책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24일도 주목되는 시점이다. 이날 임향순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중앙회 총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엄정 중립을 선언했다.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임 총재는 당시 유상두 재경 호남향우회 회장이 박 후보를 지지 선언한 데 대해 “친목단체인 호남향우회의 이름을 표방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정황상으로 보면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호남향우회의 지지를 적극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A씨도 “호남향우회가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면서 손학규 당 대표실 여직원이 일제히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모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 전 대표 측은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허위 사실을 폭로하는 건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며 “전혀 사실이 아닌 만큼 적극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김주환 언론특보는 “최광웅 사무부총장에게도 확인하니 돈을 전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며 “당과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왜 당시 돈봉투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이제야 폭로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공천 파열음 등 민주당이 망가진 데는 손 대표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부도덕한 일을 계속 숨기고 가야 하는지 부담스럽다.”고 답변했다. A씨는 관계당국이 조사에 나서면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송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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