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미래지향” 말로만… 日 교육 ‘국가주의’ 강화

“한·일 미래지향” 말로만… 日 교육 ‘국가주의’ 강화

입력 2011-03-31 00:00
수정 2011-03-3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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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원 등진 日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사상 첫 정권교체와 함께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부이지만, 과거 자민당 정부 때보다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독도 관련 교과서를 왜곡시켰다. 대재앙에 놓인 일본 국민들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한국민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2009년 8·30 총선으로 집권한 민주당 정권은 그동안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강행함으로써 양국 간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 정권은 그동안 ‘정치주도’를 내걸고 자민당 장기집권 때 구축된 각종 관행과 시스템을 개혁했다. 그러나 유독 애국심과 전통, 국가주의에 토대를 둔 교과서의 역사인식과 영토 문제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조치로 영토문제에 관한 한 자민당 정권의 입장을 승계하는 차원을 넘어 더욱 강화하는 방향을 택한 셈이 됐다.

지난해 9월 발생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의 중·일 선박 충돌 사건과 지난해 11월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이 일본 민주당 정부로 하여금 영토 문제에 있어서 더욱 강경노선을 걷도록 하는 요인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파동을 맞아 일본 정부는 오히려 한국이 자신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교과서는 교육기본법과 학습지도요령에 따라 교과서검정심의회가 결정하는 데다 영토문제는 국가의 근본과 관계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교과서검정심의회가 정부 인사는 배제된 채 대학교수와 교사 등 민간인으로 구성돼 있는 데다 검정 과정이 모두 실명으로 공개되기 때문에 정부의 견해나 의견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교육 방향을 애국심 강화 쪽으로 추진해 왔고, 교과서 검정을 주요한 수단으로 삼아 왔다는 점에서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2006년 교육기본법을 개정해 애국심과 국가주의를 강화했다. 또 2008년에는 이를 근거로 한 학습지도요령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 교육이 태평양전쟁의 책임을 국가에 전가하는 패배주의를 양성하고 있다고 보고 애국심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런 맥락에서 문부과학성이 작성하는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및 해설서의 영토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온 것이다.

독도 문제의 경우에도 2008년과 2009년에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간접적으로 주장하는 방향으로 중학교 및 고등학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했다. 지난해 3월에는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표현을 담은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중학교 교과서도 이 학습지도요령을 충실하게 실천한 셈이다.

정해진 일정과 방향에 따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초등학교 교과서, 중학교 교과서, 고등학교 교과서, 방위백서, 외교청서 등에서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기술을 강화해 오고 있는 중이다.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해 8월 한·일 강제병합 100년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가 초래한 다대한 손해와 아픔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의 심정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를 강행함으로써 사죄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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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1-03-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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