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대테러 협상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23명 피랍자 가운데 21명의 귀환이라는 성공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태 해결 과정에서 비쳐진 정부의 협상 능력은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대테러 협상 전략의 부재는 국격(國格) 손상, 국력 낭비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사태 해결 이후 국제사회에서 일제히 ‘미숙한 협상’이라고 지적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獨·加 “테러행위 부추겨”
인질 납치라는 테러 사태가 발발할 경우 대응 협상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이번에는 집단 인질의 생명을 담보로 하다 보니 보다 정교한 협상 기술이 필요했다.
우선 국제사회에서의 대테러 정책과 궤를 같이할 것인지 등을 고려한 협상 전략을 짜야 했지만 그렇지 못해 테러단체와의 직접 협상 불가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저버림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역풍을 맞는 처지가 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캐나다 막심 베르니에 외무장관 등이 30일 일제히 “‘한국식 협상’은 테러 행위를 부추길 뿐”이라고 일갈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초기 총체적 정보력 부족
정부는 일반적인 협상에서조차 기본으로 여겨지는 ‘상황 주도권’잡기에 처음부터 실패했다. 초기 대응에서 영향력이 별로 크지 않은 아프간 정부와 부족장 원로에 의존하는 협상 자세로 사태의 장기화 길을 걷게 됐다.
탈레반의 요구 사항, 납치 단체의 성격, 무장수준 등을 감안해 사태의 ‘위험도’를 제대로 분석한 뒤 협상에 임해야 했지만 총체적인 정보력 부족 상태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는 우를 범했다. 그러다 보니 탈레반의 강·온 전술의 진의 파악도 못해 우왕좌왕하느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 연구소장은 “탈레반이 요구 시한 설정을 12시간에서 24시간, 하루에서 이틀 등으로 늘리면서 일종의 안도감을 만들었고, 이 와중에 배형규 목사, 심성민씨가 살해됐다.”면서 “이는 정보력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기 철군카드 최대 실수로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전략으로 탈레반을 설득하지 못해 협상의 유리한 국면 전개에 실패했다. 협상의 중대 고비마다 탈레반에 계속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히든 카드’로 갖고 있어야 할 ‘조기 철군’카드를 일찍 꺼낸 것과 관련,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스는 “노무현 대통령이 미숙한 대응을 거듭했다.”고 지적할 만큼 조기 철군 발언은 최대의 실수로 지적된다.
‘군사작전 불가’ 방침을 처음부터 공공연하게 밝힌 것도 전략상 좋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같은 방침이 탈레반의 신뢰를 얻어 결과적으로 대면접촉에 이르는 역할도 했지만 탈레반에 최대의 ‘압박’이 될 수 있는 카드를 배제함으로써 협상 내내 탈레반의 기선잡기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이슬람 전문가는 “협상 초기부터 ‘인질 살해 시 협상은 없다.’‘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은 한국 정부의 권한 밖’이라는 강경한 자세로 나가지 않다 보니 협상 자체가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이뤄져 계속 밀리는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대테러 협상 전략의 부재는 국격(國格) 손상, 국력 낭비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사태 해결 이후 국제사회에서 일제히 ‘미숙한 협상’이라고 지적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獨·加 “테러행위 부추겨”
인질 납치라는 테러 사태가 발발할 경우 대응 협상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이번에는 집단 인질의 생명을 담보로 하다 보니 보다 정교한 협상 기술이 필요했다.
우선 국제사회에서의 대테러 정책과 궤를 같이할 것인지 등을 고려한 협상 전략을 짜야 했지만 그렇지 못해 테러단체와의 직접 협상 불가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저버림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역풍을 맞는 처지가 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캐나다 막심 베르니에 외무장관 등이 30일 일제히 “‘한국식 협상’은 테러 행위를 부추길 뿐”이라고 일갈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초기 총체적 정보력 부족
정부는 일반적인 협상에서조차 기본으로 여겨지는 ‘상황 주도권’잡기에 처음부터 실패했다. 초기 대응에서 영향력이 별로 크지 않은 아프간 정부와 부족장 원로에 의존하는 협상 자세로 사태의 장기화 길을 걷게 됐다.
탈레반의 요구 사항, 납치 단체의 성격, 무장수준 등을 감안해 사태의 ‘위험도’를 제대로 분석한 뒤 협상에 임해야 했지만 총체적인 정보력 부족 상태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는 우를 범했다. 그러다 보니 탈레반의 강·온 전술의 진의 파악도 못해 우왕좌왕하느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 연구소장은 “탈레반이 요구 시한 설정을 12시간에서 24시간, 하루에서 이틀 등으로 늘리면서 일종의 안도감을 만들었고, 이 와중에 배형규 목사, 심성민씨가 살해됐다.”면서 “이는 정보력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기 철군카드 최대 실수로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전략으로 탈레반을 설득하지 못해 협상의 유리한 국면 전개에 실패했다. 협상의 중대 고비마다 탈레반에 계속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히든 카드’로 갖고 있어야 할 ‘조기 철군’카드를 일찍 꺼낸 것과 관련,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스는 “노무현 대통령이 미숙한 대응을 거듭했다.”고 지적할 만큼 조기 철군 발언은 최대의 실수로 지적된다.
‘군사작전 불가’ 방침을 처음부터 공공연하게 밝힌 것도 전략상 좋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같은 방침이 탈레반의 신뢰를 얻어 결과적으로 대면접촉에 이르는 역할도 했지만 탈레반에 최대의 ‘압박’이 될 수 있는 카드를 배제함으로써 협상 내내 탈레반의 기선잡기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이슬람 전문가는 “협상 초기부터 ‘인질 살해 시 협상은 없다.’‘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은 한국 정부의 권한 밖’이라는 강경한 자세로 나가지 않다 보니 협상 자체가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이뤄져 계속 밀리는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2007-09-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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