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한국인 석방 협상] 사우디 통해 탈레반 압박

[아프간 피랍한국인 석방 협상] 사우디 통해 탈레반 압박

이순녀 기자
입력 2007-08-27 00:00
수정 200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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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와 탈레반, 사우디아라비아가 26일 인질 19명 전원 석방 합의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의 25일 보도는 결국 빗나갔다. 그러나 이번 AIP의 보도는 지난 16일 대면접촉 이후 교착상태이던 정부와 탈레반간 물밑 교섭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며 무르익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게다가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AIP가 협상 중재국으로 지목한 사우디아라비아를 25일 방문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AIP의 보도처럼 석방 합의가 곧 발표되지는 않더라도 앞으로 3자가 합의를 도출해낼 가능성은 낮지 않다는 얘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와 더불어 과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와 국교를 맺은 3개국 가운데 하나다.2001년 9월 미국의 대테러전으로 단교했지만 당시 구축한 탈레반 네트워크를 활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송 장관의 이번 중동 3개국 방문에 UAE가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와 더불어 탈레반이 인질 석방 합의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뒷받침하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AIP의 보도를 부인했지만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 잔은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탈레반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지도자위원회가 조만간 인질처리와 관련해 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피랍 유사 사례 해결의 평균 일수(35일)를 나흘이나 넘긴 탈레반으로서도 사태를 무작정 끌고가기란 버거운 측면도 있다. 탈레반의 또 다른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이 사건이 오래 지속되는 것에 우리도 지치고 있다.”며 힘든 기색을 내비쳤다. 또 다음달 중순 시작되는 이슬람의 성월 라마단 이전에 인질 협상을 깨끗이 마무리지어 심적 부담을 덜고 싶은 바람과 아프간 정부의 라마단 특사 시점을 활용할 수 있는 시기적 장점 등을 고려하면 탈레반이 조만간 우리 정부와의 석방 합의에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7-08-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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