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당원 없애라” vs “창당정신 훼손”

“종이당원 없애라” vs “창당정신 훼손”

황장석 기자
입력 2005-11-14 00:00
수정 200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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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1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기간당원제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각 계파들은 내년 지방선거에 이은 대선을 겨냥해 내부 저울질에 나서는 분위기다. 정세균 의장도 당헌·당규 개정 검토 입장을 보이고 있는 등 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개정쪽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나 유시민 의원이 이끄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가 13일 폐지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강력 반발 중이다.

‘정동영(DY)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주류측은 현 기간당원제의 비현실성을 이유로 대폭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김근태계’는 크게 반대하지는 않지만, 대폭적 개정은 필요없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정동영계와 온도차가 느껴진다.

두 대권주자가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자신들의 입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미 당내에서는 당비 납부 기간 6개월로 정해진 기간당원제의 요건을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공직후보 선출시 국민참여경선 과정에서 일반당원의 참여허용과 여론조사를 반영하자는 등 구체안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계의 한 의원은 “기간당원제 고수를 주장하는 의원에게 ‘솔직히 기간당원 50만여명 가운데 90%는 종이당원 아니냐.’고 하자 ‘90%는 아니고 80% 정도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기간당원제는 밀실·정략·금품 공천을 없애고 당원 중심의 정치를 하겠다는 창당 정신이 담긴 제도지만 그동안 “외부인사 영입을 막는 장애물”,“소수파에 의해 정략적으로 좌우된다.”는 등 비판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해 7월 2만 5000여명에 불과했던 우리당 당원 규모는 지난 2월 당원협의회장 선거를 전후 23만 5000여명으로 늘었다. 이어 3∼4월 재·보선 후보 경선과 전대를 마친 뒤 14만 8000명 수준으로 빠졌다가 내년 지방선거 공직 후보자 당내 경선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입당 마감일인 8월 말 50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인물들이 대거 종이당원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동영계인 ‘바른정치모임’의 김현미 의원은 최근 “선거에 이기는 정당을 해야 한다. 정당개혁, 정치개혁만 성공하면 된다는 분들이 있는데, 다른 데 가서 하라.”며 참정연측 유시민 의원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참정연은 종이당원 문제 해결에 공감하지만 당헌 개정까지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참정연의 김희숙 대변인은 “일부에서 기간당원제 완화나 폐지를 주장하는데 당헌 틀 내에서 당규를 제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전대를 제외한 당내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 해체 문제도 논란거리다. 기간당원제를 포함해 당헌·당규를 개정하더라도 중앙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현재 중앙위의 20%를 점하고 있는 참정연측은 해체불가 입장이다. 개정안을 부결시킬 수 있는 마지막 방어막이기 때문에 해체불가에는 김근태계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재야파 모임인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의 한 의원은 “중앙위를 해체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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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2005-11-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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