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점인데 맛이 다를까” 알고 보니… [사이언스 브런치]

“왜 똑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점인데 맛이 다를까” 알고 보니… [사이언스 브런치]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6-04-29 14:00
수정 2026-04-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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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 전기화학 분석으로 커피 맛 차이 측정
  • 농도·로스팅 정도를 빠르게 구분
  • 품질 관리용 화학적 지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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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 블록에 서너 개의 커피 전문점을 찾아볼 수 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수많은 커피점에 사람들이 붐비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커피 맛에 민감한 사람들도 많다. 똑같은 커피 프랜차이즈라도, 똑같은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맛이 조금씩 다르다.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과학자들이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커피 맛의 차이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오리건대 화학·생화학과, 물리학과, 드렉셀대 화학과 공동 연구팀은 커피에 전류를 흘려보내 ‘맛의 프로필’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복잡한 시료 준비 과정 없이도 블랙커피의 농도와 로스팅 정도를 신속하고 신뢰성 있게 평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4월 29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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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커피 맛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맛의 프로필’을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픽사베이 제공
과학자들이 커피 맛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맛의 프로필’을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픽사베이 제공


기존 커피 평가는 전문가 패널의 감각에 의존하거나 시료 내 용존 고형물의 양을 추정하는 식의 간접 측정에 의존했다. 보통 액체를 통과하는 빛의 굴절 정도인 굴절률을 통해 농도를 파악하지만 이 방식은 농도별, 로스팅 수준에 따른 화학적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정밀한 실험실 분석 기법은 개별 분자를 식별할 수 있지만 절차가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 일상적 품질 관리에 부적합하다.

이에 연구팀은 배터리와 연료 전지를 측정할 때 주로 사용되는 실험 도구인 일정전위기(potentiostat)를 커피 분석에 사용했다. 연구팀은 순환 전압-전류법(Cyclic Voltammetry·CV)이라는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커피에 전압을 가하고 이에 반응해 흐르는 전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커피의 농도와 전체 전기 전하량은 선형 비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커피에는 카페인, 퀴닌산, 클로로겐산 등 전기화학적으로 활성을 띠는 많은 유기 화합물이 포함돼 있는데 로스팅 과정에서 진행되는 마이야르 반응은 이런 화합물의 구성을 변화시키고 CV 곡선상에서 고유한 피크와 전하량 변화로 나타난다. 또 로스팅이 강할수록 전기적 신호가 약해진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카페인을 포함한 로스팅 관련 분자들이 측정 중 백금 전극에 달라붙기 때문(전극 피독 현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방법을 영국 소재 로스터리의 품질 관리 데이터와 비교해 유효성을 검증했다. 또 육안으로는 동일해 보이고 용존 고형물 수치도 비슷하지만 맛이 다른 커피 원두를 대상으로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로스터리 품질 관리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샘플을 정확하게 식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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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헨던 미국 오리건대 화학과 교수는 커피 연구 분야의 대표적 석학으로 별명도 ‘닥터 커피’이다.  미국 오리건대 제공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헨던 미국 오리건대 화학과 교수는 커피 연구 분야의 대표적 석학으로 별명도 ‘닥터 커피’이다.

미국 오리건대 제공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헨던 오리건대 교수(전산 재료화학)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사람들이 커피에서 선호하는 요소를 객관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단순히 ‘더 좋은 커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취향에 맞는 ‘일관된 커피’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헨던 교수는 “바리스타와 로스터가 재현해야 할 명확한 커피의 ‘화학적 지문’(chemical fingerprint)을 제공해 커피 산업 전반의 품질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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