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권한 확장 아닌 책임 함께… 검경 ‘담대한 동행’

수사 권한 확장 아닌 책임 함께… 검경 ‘담대한 동행’

입력 2023-01-05 20:44
수정 2023-01-06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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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형사사법시스템

‘수사·기소 시민이’ 대배심 거론
검경 단계별 결과 책임제 병행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는 몇 년 새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9월 시행돼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대폭 축소해 버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치 대결의 부산물로 탄생한 현 제도는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채 국민 불편만 가중시켰다. 국민 다수가 수긍하는 형사사법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주의 위기로까지 이어진다는 게 법학자·법조인들의 시각이다.

당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검경 책임 수사제의 확립이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제한되고 대신 경찰의 1차 수사권이 확대된 현실에서 송치 전에는 경찰, 송치 후에는 검찰이 수사 결과에 책임지는 협력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경 책임 수사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으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협의해 온 문제이기도 하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5일 “과도기에서는 검경이 서로 권한을 확장하는 식이 아니라 책임을 함께하는 수사제도가 확립돼야 한다”고 짚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컸다. 지금의 제도는 야당의 정략적 판단과 이에 대해 정부·여당의 반작용 사이에서 만들어진 기형적 형태라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애초 기획했던 수사·기소권의 완전 분리도, 국민의힘이 강조하는 검찰 정상화도 모두 요원한 모습이다. 결국 어정쩡한 제도를 둘러싼 혼란을 일소하기 위해서는 담대한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 다수가 수긍하는 수사·기소의 방안으로는 영미식 ‘대배심 제도’가 거론된다. 대배심 제도는 어떤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지 말지, 기소를 할지 말지 등 모든 과정을 시민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여환섭 전 법무연수원장은 “미국 등은 대배심으로 시민들이 정치적 사건 수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재판도 배심원 제도로 시민들이 유무죄 판단을 한다”면서 “우리는 그런 제도가 없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사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고 사법 제도까지 흔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교체되며 사법부 역시 큰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적기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인 함석천 대전지법 부장판사는 “국민들은 신속한 재판과 함께 충실한 재판을 원하는데, 이 상반되는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법관과 연구원 증원이 필요하다”며 “법원마다 시민대표, 변호사단체, 검찰, 학계가 참여하는 사법협의회를 구성해 당사자들의 고충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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