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사랑잇기] 6개월간 쌈짓돈 차곡… ‘보청 전화기’ 깜짝 선물

[독거노인 사랑잇기] 6개월간 쌈짓돈 차곡… ‘보청 전화기’ 깜짝 선물

입력 2011-01-05 00:00
수정 2011-01-0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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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다산콜 275명 천사 활약

#1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손상연(44·여) 상담원은 지난여름에 돼지저금통을 장만했다. 6개월여 동안 꼬박꼬박 모은 돈이 저금통을 가득 채웠다. 손 상담원은 지난달 9일 저금통에서 꺼낸 25만여원으로 보청 전화기와 겨울용 조끼 등을 사들고 신모(75·성동구 금호동) 할머니를 찾았다. 손 상담원은 “65세 이상 홀몸노인의 말벗이 돼 주는 안심콜 서비스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면서 “할머니의 귀가 어두워 통화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선물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신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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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현정(38·여) 상담원은 지난달 23일 강동소방서 구조대원의 전화를 받았다. 이모(83·강동구 천호동) 할머니가 뇌출혈로 길에서 쓰러져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 상담원은 이 할머니에게 2년여간 전화를 건 ‘유일한 지인’이었다. 김 상담원은 “이 할머니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에게 급히 사실을 알려서 무사히 수술을 받고 고비를 넘겼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3 조미영(46·여) 상담원은 지난달 24일 이모(69·종로구 이화동) 할머니 댁을 사전에 예고 없이 방문했다. 조 상담원이 깜짝 선물로 가져간 스웨터와 케이크를 꺼내놓자, 이 할머니는 그동안 정성들여 키운 화분 3개를 슬며시 내밀었다. 조 상담원은 “성탄절에 혼자 계실 할머니가 안쓰러웠기 때문”이라며 쑥스러워했다.

홀몸노인을 위한 ‘전화 천사’들의 활약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120다산콜센터의 안심콜 서비스를 통해 2008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3만 5000여통의 안부 전화가 오갔다.

전체 콜센터 상담원 530명 중 절반이 넘는 275명이 65세 이상 홀몸 노인과 1대1 방식으로 ‘말벗’ 역할을 한다. 안부 전화로 그치는 게 아니라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효자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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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원(38·여) 상담원은 최근 김모(77·강동구 성내동) 할머니와 통화 도중 얇은 홑이불 하나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솜이불을, 천경숙(37·여) 상담원은 김모(84·동작구 상도동) 할머니가 소화가 잘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직접 담근 매실 진액을 각각 선물했다.

이런 안심콜 서비스는 자원봉사 운동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서울시와 28개 기관이 안심콜 서비스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여기에는 KT is-114 등 콜센터를 운영하는 21개 민간기업은 물론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참스승다솜운동봉사단, 생명의 전화, 광문고교, 경기여상, 용화여고 등 시민·사회단체와 학교도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3000여명의 홀몸노인들이 말벗이자 ‘생명 지킴이’를 얻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홀몸노인들은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서울시내 65세 이상 홀몸노인은 2009년 말 기준 19만 9559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안심콜 서비스를 받는 홀몸노인은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홀몸노인은 해마다 10% 안팎씩 증가하고 있다.

김철현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안심콜 서비스 참여자의 의견을 청취해 개선사항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더 많은 홀몸노인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민간단체와 기업, 개인 등의 참여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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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1-01-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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