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줌] 청도 감와인 저장고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줌] 청도 감와인 저장고

입력 2008-11-20 00:00
수정 2008-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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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셋째 주 목요일(20일) 0시.와인 애호가들이 기다리던 ‘보졸레 누보’가 전 세계에서 동시에 출시됐다.그해 수확된 포도로 빚은 첫 와인인 보졸레 누보.올해는 경기 침체와 고환율 등의 여파로 매출이 예년 같지는 않겠지만 그 인기만큼은 여전하다.그런 수입산 보졸레 누보에 맞서 질 좋은 한국산 ‘토종 와인’들이 와인 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며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감·사과·머루 등 우리 땅에서 나는 과일을 숙성시켜 만든 토종 와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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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철로터널을 지역특산물인 ‘감와인’의 저장 및 판매장소로 활용한 경북 청도군의 ‘감와인 터널’.관광객들이 와인 저장창고에 쌓여 있는 감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폐쇄된 철로터널을 지역특산물인 ‘감와인’의 저장 및 판매장소로 활용한 경북 청도군의 ‘감와인 터널’.관광객들이 와인 저장창고에 쌓여 있는 감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겨울의 문턱에 막 들어선 지난 17일 찾아간 곳은 경북 청도.도로변이나 집집의 담장 위로 축축 늘어진 감나무 가지들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청도의 감은 납작하고 씨가 없습니다.” 청도군청 공보실의 서정훈(38)씨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지형인 데다 유난히 안개가 많이 끼는 청도 땅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씨의 안내로 청도 반시(盤枾)를 가공해 만든 와인 저장창고로 향했다.화양읍 송금리에 위치한 이른바 ‘와인터널’이다.입구에는 일제 ‘메이지(明治) 37년’(1904년)에 건설됐음을 알리는 초석이 붙어 있다.1937년 마을 아래편에 새 철로가 놓일 때까지 경부선 철마가 지나던 터널이다.그후 폐터널로 방치됐다가 2년 전 감와인 저장고로 재활용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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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감와인 터널’ 한켠에 마련된 카페에서 방문객들이 와인을 시음해 보고 있다.
청도 ‘감와인 터널’ 한켠에 마련된 카페에서 방문객들이 와인을 시음해 보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50쯤 들어가자 양쪽 벽면에 철사를 엮어 만든 저장통에 검푸른색의 와인병이 가득 쌓여 있다.아치형 천장의 빛바랜 붉은 벽돌은 신비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와인터널을 임대 운영하는 청도와인㈜의 김태훈(33) 과장은 “연중 온도 섭씨 13~15도,습도 60∼70%로 와인 숙성을 위한 천혜의 조건”이라면서 ˝시음 공간 및 카페로도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과장은 “지역의 특산와인을 생산은 물론 체험 관광을 통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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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감와인’의 재료인 청도 단감을 마을 주민들이 수확하고 있다.
청도 ‘감와인’의 재료인 청도 단감을 마을 주민들이 수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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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군 주곡리 와인코리아㈜ 지하 숙성실.오크통 속에서 국산 포도주가 숙성되고 있다.
충북 영동군 주곡리 와인코리아㈜ 지하 숙성실.오크통 속에서 국산 포도주가 숙성되고 있다.
와인은 어느덧 우리 생활의 주요 코드로 자리잡았다.더 이상 ‘상품’이 아닌 ‘문화’가 됐다.그렇지만 국내산 와인의 역사는 30~40여년에 불과하다.수입와인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는다.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이 한국 고유의 문화가 깃든 한국산 와인을 마시며,이 땅의 맛을 느끼는 것을 행복해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글 청도 이종원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보졸레 누보 명성 꺾인다

프랑스산 햇와인인 ‘보졸레 누보‘의 예약판매율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못 미쳐 보졸레 누보의 명성이 날로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롯데마트에 따르면 19일 현재 올 예약 판매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으며 일일 평균 판매고는 30만원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신세계 이마트의 경우도 올 예약 판매율은 지난해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때 유명세를 떨쳤던 보졸레 누보의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든 까닭은 무엇보다 와인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져 취향이 다양해졌기 때문.또 1만~2만원대 저가의 품질 좋은 와인들이 국내에 많이 들어와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와인 전문업체인 와인나라의 경우 2만~3만원대의 2개 품목 480병에 대한 예약판매를 실시한 결과 개인 구매보다는 선물용 대량구매가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8-11-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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