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 닉 라일리 사장은 1일 노조위원장과 함께 강화도 봉천산에서 해돋이를 보며 새해를 맞았다. 경제전망이 밝지만은 않지만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각오도 다졌다. 을유년을 맞는 다른 기업들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수출과 내수 등 팍팍한 여건 속에서도 매출 목표를 오히려 늘려잡는 등 공격경영의 시동을 걸었다. 주요 그룹들의 올해 투자계획과 업종별 기상도를 짚어본다.
을유년 새해 이틀째인 2일 경기도 광명 소하리 기아차공장에서 갓 출하된 새 차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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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 새해 이틀째인 2일 경기도 광명 소하리 기아차공장에서 갓 출하된 새 차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주요 기업 올 투자계획 들여다보니
●삼성 시설투자 13조 9000억원과 연구개발비(R&D) 7조 3000억원 등 총 21조여원을 투자에 쏟아붓는다. 창업 이래 최대 규모다. 불황일수록 투자를 늘려 국제경쟁력을 갖추자는 전략의 산물이다. 세전이익은 지난해보다 23.1% 줄어든 14조 6000억원으로 낮춰 잡았지만 수출은 총 592억달러로 12.3% 늘려잡았다.
●현대·기아차 내수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14.2% 많은 258만대(국내 60만대, 해외 198만대)로 늘려 잡았다. 매출목표도 32조원에서 36조원대로 올려잡았다. 환율 급락(원화 절상)의 파고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업종이 자동차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이다. 일단 해외시장을 돌파구로 잡았다. 오는 3월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중국·인도 등 해외기지 생산을 최대한 늘릴 계획이다. 내수시장은 신차 출시를 통해 공략할 방침이다.
●LG 올해 사업계획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과 과감한 선행투자로 시장 지위를 확대한다는 전략이어서 11조원대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규모다. 러시아·브라질·중국·인도 등 브릭스(BRICs)지역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SK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고 ‘뉴SK’로 거듭나는 실질적 원년으로 정했다. 우선 정보통신과 에너지, 화학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규모를 전년 대비 10% 늘어난 4조 4000억원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롯데·신세계 롯데는 백화점 ‘미아점’과 할인점(롯데마트) 8∼10개 신규오픈에 총 9000억원을 들인다. 서울 명동 백화점 본점 옆에 명품관을 열어 ‘롯데타운’도 본격 조성한다. 지근거리의 신세계도 본점 재개발 공사와 할인점(이마트) 10∼12개 추가 오픈에 총 1조원을 쏟아붓는다.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중국 상하이와 톈진에 3∼4개의 할인점도 잇따라 연다.
●포스코 2008년까지 총 13조 5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2위의 철강회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3조원 안팎을 투자한다.
●한화·현대 한화는 올해를 ‘10년 비전을 향한 첫걸음-인재경영의 첫해’로 선언했다. 현대그룹은 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재계 10위권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한항공·금호아시아나 대한항공은 매출과 생산성은 10% 올리고 비용은 10% 줄이는 ‘텐(10), 텐(10), 텐(10)’ 경영을 강화한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조 900억원의 투자규모로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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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종별 기상도
전기·전자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던 전자·반도체업계는 올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말을 체험할 듯싶다.
우선 IT 수출 1000억달러 돌파의 견인차였던 반도체의 성장세가 주춤해진다. 무역협회가 조사한 수출전망에 따르면 휴대전화(19.6%)와 가전(14.2%)은 선전하겠지만 반도체(5.8%)와 컴퓨터(4.7%)는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WSTS(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가 내다본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도 1.2%에 불과하다.
반도체에 이어 주력 품목으로 떠오른 LCD는 디지털TV 등으로 수요가 확대되지만 그동안 누적된 과잉투자로 가격 하락이 계속될 전망이다.LG필립스LCD는 올 상반기에도 10∼20% 수준의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수출전망이 어두운 대신 그동안 침체일로였던 내수는 디지털TV 보급 확산, 프리미엄 가전의 품질 향상 등으로 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올해 키워드는 신차·디젤승용차·해외시장 세가지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자동차판매가 수출과 내수를 합쳐 전년보다 3.8% 증가한 355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난국돌파의 첫번째 승부수는 신차. 일부 차종에 국한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업체별로 대·중·소형 신차를 골고루 내놓는다. 지난해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스포티지(기아)·뉴쏘나타(현대)·SM7(르노삼성) 등의 신차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업계는 올해도 ‘신차 랠리’를 상당히 기대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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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3월쯤 선보일 디젤(경유) 승용차도 중대변수다.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현대·기아차와, 내년에 본격 가세하는 GM대우·르노삼성차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특별소비세 인하 연장,7∼10인승 미니밴 세금 인상, 경유값 인상 등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해외시장 공략도 거세질 전망이다.
내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믿을 데’는 수출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수요는 올해 6542만대로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보통신
그동안 그림만 그려왔던 유·무선, 통신·방송 컨버전스(융합)가 한해 내내 화두가 될 전망이다. 휴대전화로 방송을 볼 수 있는 지상파 및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이동 중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컨버전스’에 기초한 첨단통신 서비스가 포화된 통신시장의 대안과 기회다. 성공할 경우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는 물론 고용창출과 내수진작, 국제표준화에 따른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 확대 등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위성DMB사업이 본격화되면 2010년까지 직ㆍ간접 생산유발효과 2조 6563억원, 고용창출 2만 115명을 전망했다.
KT,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3개 와이브로 사업자는 올해 중계기와 스마트 안테나 개발, 전략적 제휴업자 선정, 비즈니스 모델개발 등을 완료한다.2007년이면 와이브로 가입자 수가 고정 인터넷 가입자 수를 추월,5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고 2500명의 고용효과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산업측면에서는 PDA(개인휴대단말기)와 노트북 등 수요가 창출되고, 이용자 측면에서는 동영상·음악·학습 등 생활 속의 정보화가 이뤄지는 등 큰 변화가 예상된다.
유통
아직까지는 ‘잿빛’이다. 지난해 내수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경기회복세가 나타날 경우 유통업계가 지난해보다 다소 기지개를 켜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연속 2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부진을 올해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단 불필요한 비용절감, 과감한 아웃소싱 등의 자구책 계획부터 세우고 있다.1개 점포별로 연간 70억∼200억원을 들여 세일 때 지급하던 이불, 냄비 등의 물품 사은품도 없애기로 했다. 하지만 부자고객을 겨냥한 명품 마케팅은 여전히 가열될 전망이다. 할인점은 불황 국면이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만큼 신규점포 오픈 일정이 줄지어 있다. 이마트·홈플러스 등은 자사 카드를 사용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에 대해서는 다양한 혜택을 통해 매출 증대를 끌어낼 계획이다.
철강 ·조선
철강업계의 화두는 원자재 가격이다. 철광석과 석탄 등 주요 원자재값의 폭등이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동차·조선 등 수요업계로부터 이미 물량 확대가 쇄도하는 만큼 이를 철강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철강협회는 올해 국내 철강업계의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52.2% 증가한 3조 8476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계는 ‘수익성 반전’이 올해 최대 관심사다. 업체마다 수주 물량을 3∼4년씩 쌓아놓고 있을 정도로 일감은 풍부하지만 경영여건 악화로 수익성 호전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도 ‘외형은 그럴 듯하지만 내실은 없는’ 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석유화학
‘잘되는 집안은 다르다.’는 말이 올해도 적용될 듯싶다. 지난해 고유가에 따른 정제마진으로 짭짤한 수익을 기록한 정유업계는 수출 증대와 환율 하락으로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업계도 중국 경제의 성장과 설비시설 부족으로 올해가 경기의 최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종합 hyun@seoul.co.kr
2005-01-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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