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원 적자 나도 ‘천원 약속’ 지켰다… 고대 ‘영철버거’ 대표 별세에 추모 물결

200원 적자 나도 ‘천원 약속’ 지켰다… 고대 ‘영철버거’ 대표 별세에 추모 물결

반영윤 기자
입력 2025-12-14 23:51
수정 2025-12-1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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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씨 폐암 투병하며 가게 운영
매년 대학에 2000만원 장학금 전달
폐업 땐 학생 수천명 크라우드 펀딩
고려대 ‘이영철 장학금’ 조성 등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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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영철버거 매장 앞에 영철버거 대표 이영철씨를 추모하는 편지와 꽃이 놓여 있다. 오랜 시간 1000원짜리 버거를 팔아 기부를 이어 가던 이씨는 폐암 투병 끝에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뉴스1
14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영철버거 매장 앞에 영철버거 대표 이영철씨를 추모하는 편지와 꽃이 놓여 있다. 오랜 시간 1000원짜리 버거를 팔아 기부를 이어 가던 이씨는 폐암 투병 끝에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뉴스1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고려대 학생을 위해 오랜 시간 1000원짜리 버거를 판 이영철씨가 57세로 별세한 가운데 고려대가 추모의 뜻을 담아 ‘이영철 장학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고려대는 이씨 장례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에 이씨의 뜻을 기리는 기념패도 설치할 예정이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14일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씨 빈소를 방문해 “사장님은 수십년간 고려대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줬다”고 했다. 김 총장은 이어 “지금 고려대가 매일 학생 2000명에게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의 뿌리가 천원의 햄버거”라며 “고인의 숭고하고 따뜻한 정신은 고려대 공동체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암 투병 중이던 이씨는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이씨는 지난해 폐암을 진단받은 뒤 치료를 받으면서도 학생들을 위한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무렵 신용불량자였던 이씨는 고려대 앞 손수레에서 1000원짜리 버거를 만들었다. 미국식 핫도그 빵 사이에 고기볶음과 양배추를 듬뿍 넣은 버거는 값싼 한 끼를 찾던 학생들 사이에 소문을 타면서 곧장 명물로 떠올랐다. 2005년쯤에는 40개의 가맹점을 거느리기도 했다.

이씨는 재료값이 올라 버거 하나당 200원가량 적자가 나도 2008년 1월까지 ‘1000원’ 약속을 지켰다. 2004년부터는 고려대에 매년 2000만원을 기부했다. 2015년 영철버거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을 때, 2579명 학생들이 직접 ‘크라우드 펀딩’에 나서 6811만 5000원을 모았다. 영철버거는 이듬해 다시 문을 열었다.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는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온라인 조문 공간에도 1000명이 넘는 이들이 추모 글을 남겼다.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생 A(29)씨는 “학부 때부터 석사졸업 할 때까지 점심메뉴의 절반은 영철버거였다”며 “늘 웃으며 다정하게 대해주시던 모습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했다.
2025-12-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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