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때 헤어진 엄마… 61세 돼서 만났다

7세 때 헤어진 엄마… 61세 돼서 만났다

박효준 기자
입력 2025-07-29 23:47
수정 2025-07-2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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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집 가려고 버스 탔다가 길 잃어
모친, 실종 신고 했지만 끝내 못 찾아
2년 전 재신고… 아동복지센터 추적
80대 노모 “평생 마음 졸이며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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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54년 전 실종됐던 조모(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씨가 가족과 상봉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지난 25일 54년 전 실종됐던 조모(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씨가 가족과 상봉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1971년 8월, 당시 7살이었던 조모(61)씨는 서울 신길동 집 근처에서 버스를 탔다. 10㎞가량 떨어진 양평동 이모집에 가기 위해서였다. 조씨 혼자 2~3차례 다녀온 적도 있던 익숙한 길이라 그날도 혼자 이동했다.

하지만 우연히 버스 정류장을 지나쳤다. 결국 종점까지 가서 길을 잃고 헤매다 보호시설로 인계됐다. 조씨 어머니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끝내 조씨를 찾을 수 없었다.

그후 수십년이 흘렀다. 조씨 어머니는 ‘죽기 전 아이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며 2023년 7월 다시 한번 경찰서를 찾았다. 사건은 지난 1월 장기실종사건 전담 부서인 형사기동대로 이관돼 전면 재수사가 진행됐다. 그리고 가족과 헤어져 60대가 된 조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80대가 된 어머니와 마침내 54년 만에 재회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971년 실종된 조씨를 찾아내 지난 25일 가족과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2년 전 조씨 어머니 신고를 받고 서울시 아동복지센터를 통해 1971년 6~12월 여성 입소자 133명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영등포구 버스 종점에서 울고 있던 아이가 아동보호소에 인계된 뒤 성남보육원으로 옮겨졌다는 기록을 확인했다.

난관도 있었다. 수기로 적힌 조씨의 입소 기록은 자음 ‘ㅁ’과 ‘ㅇ’이 구분이 안 되는 등 불명확했다. 또 보호소에 들어가면서 조씨가 새 본적으로 등록돼 전산으로도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경찰은 성별, 추정 연령대, 실종 당시 상황 등을 기준으로 조씨가 유력한 대상자라고 판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모친과의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지난 21일 친자관계가 최종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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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성사된 상봉식에서 딸의 손을 잡은 조씨 어머니는 “딸의 생사를 알고 싶어 일평생 마음 졸이며 살았는데 경찰에서 이렇게 딸을 찾아줘 감사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조씨도 “두 딸이 위로해 줘 (엄마를 찾는 걸) 포기하지 않고 살고 있었는데 이렇게 가족을 찾을 줄 몰랐다”고 했다.
2025-07-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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