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문건, 검사 통화 녹취 등 증거 제출
추가 기소 재판부는 ‘공소장 일본주의’ 심리
지난달 27일 유엔에 인권침해 진정 제출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서울신문 DB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돼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유죄 판결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단은 3일 항소심 법원인 수원고등법원에 재심 청구서와 참고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됐다”며 국가정보원 문건, 이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의 통화 녹취, 법무부 감찰 결과, 수원구치소 출정 일지, 금융감독원 자료 등을 새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이 전 부지사는 북한에 돈을 보내지도, 보내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며 “대북송금은 쌍방울 그룹과 북한 대남공작원 리호남 등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 간의 부정한 거래였고 ‘대납’은 검사실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범들의 진술이 검사실에서 회유와 협박, ‘진술 세미나’를 거쳐 바뀌었다는 증거도 새롭게 드러났다”며 “확정판결의 두 근거가 모두 무너졌으므로 재심이 열려야 한다”고 했다.
이번 재심 청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한정됐다. 함께 유죄가 확정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로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변호인단은 밝혔다. 또 형 집행정지 신청과 더불어 형 집행 순서 때문에 가석방 신청 요건이 제한되는 점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수원고법은 제출된 증거가 형사소송법상 재심 사유에 해당하는지 심리해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재심 개시 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은 확정 판결의 증거와 새로 제출된 증거 등을 토대로 해당 혐의의 유무죄를 다시 판단한다.
이와 별도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송병훈)는 이날 제3자뇌물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 전 부지사 사건의 10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여부에 대해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장에 범죄 구성요건 외의 정황과 관련자 대화 내용 등이 상세히 적혀 있어 유죄 예단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소청도 공소권 남용 및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여부 심리에 동의했으며,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내년 1월 26일 열린다.
앞서 이 전 부지사 변호인단은 지난달 27일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에 인권 침해 피해를 주장하는 진정서를 이메일로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약 4년간 지속된 이 전 부지사의 구금이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위배되는지 판단해달라는 구제 요청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부지사는 2022년 10월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특가법상 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7년,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지난 6월에는 이른바 ‘연어 술 파티’ 회유 주장과 관련한 위증 사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4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세줄 요약
- 대북송금 유죄 확정 뒤 재심 청구
- 국정원 문건·녹취 등 새 증거 제시
- 법원, 재심 개시 여부 심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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