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조카·치매 노모 홀로 돌봤지만…‘간병살인’ 60대 징역 7년

장애 조카·치매 노모 홀로 돌봤지만…‘간병살인’ 60대 징역 7년

정철욱 기자
정철욱 기자
입력 2026-10-06 19:34
수정 2026-10-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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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장애 조카·치매 노모 돌보던 60대
  • 수면제 먹인 뒤 조카 바다에 빠뜨려 살해
  •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전원 유죄, 징역 7년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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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가 있는 조카와 치매를 앓는 노모를 혼자 부양하다 조카를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하고, 어머니까지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3부(부장 채희인)는 6일 살인·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치러진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7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양형은 배심원 4명이 징역 7년, 3명이 징역 8년 의견을 냈다.

A씨는 지난 3월 22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 나정항에서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조카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조카를 바다로 빠뜨려 숨지게 하고, 어머니도 같은 방법으로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8년부터 어머니와 지적장애가 있는 여동생, 여동생의 딸을 돌봤으며, 2022년 여동생이 숨진 뒤로는 사실상 홀로 어머니와 조카의 의식주, 가사를 책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약 한 달 전 남동생에게 “조카가 나를 너무 때려 힘들다. 이제 한계다”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재판에서 검사는 “범행에 취약한 장애인과 치매 노인이 피해자였고,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 범행”이라며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어 “유족인 남동생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숨진 조카는 의사조차 밝힐 수 없고, 모친 역시 치매로 본인 의사를 표현하기 어렵다”고 짚으면서 “모친이 피고인에게 죽기 싫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현했는데도 피고인은 그 의사에 반해 범행을 시도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변호인은 A씨가 어머니와 조카를 혼자 부양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겪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후 변론에서 변호인은 “A씨를 반인륜적인 사람으로 적극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지, 피해자들을 부양하면서 마음의 병을 얻게 된 또 한 명의 피해자는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죽을죄를 지었다. 조카를 죽게 했으니 형량을 많이 달라. 만약 나가게 된다면 어머니를 모시고 잘 살겠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양형 증인으로 출석한 A씨의 남동생은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생명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인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숨진 조카가 사망 직전 느꼈을 극심한 공포를 가늠하기 어렵고, 모친은 믿었던 아들의 범행으로 깊은 배신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모친에 대한 재범 가능성도 절대 가볍지 않아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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