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핵’… 美·이란, 종전협상 노딜

결국은 ‘핵’… 美·이란, 종전협상 노딜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26-04-12 18:21
수정 2026-04-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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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시간 밤샘 회담에도 합의 결렬

밴스 “이란, 핵 포기 안 해” 즉각 귀국
이란 “美, 과도한 요구” 파국 기로에

‘제네바 협상’ 결렬 때로 회귀… 최악 땐 휴전 끝나고 다시 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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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찌푸린 美부통령
얼굴 찌푸린 美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현지에서 밤샘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슬라마바드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중동전쟁 종식을 위해 파키스탄에서 21시간 동안 진행한 마라톤협상이 ‘노딜’로 끝났다. 미국은 이란이 핵 개발 포기를 수용하지 않는다며 최후통첩을 날린 채 협상장을 떠났고, 이란은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판’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끈 JD 밴스 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협상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절대 수용할 수 없는지 최대한 명확하게 전달했다. 하지만 이란은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선택했다”며 “우리는 합의 없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전날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미국 협상단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란 측 대표단과 이날 새벽까지 장시간 협상을 벌였다.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회담은 1979년 이란 혁명으로 국교가 단절된 이후 47년 만이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거부한 조건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명확한 약속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란의 핵 개발 시설은 파괴된 상태지만 장기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 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이란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모두 넘기라고 요구했으나 이란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폐기 및 이란에 비축된 고농축 우라늄 전량의 반출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과도한 요구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양측은 핵 개발 포기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을 놓고도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자체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요구를 했지만, 이란은 최종 합의가 타결된 후에 해협 개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협상 당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작전에 착수한 것도 이란을 자극했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또 일각에선 미국이 ‘당근책’으로 이란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 요구를 수용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백악관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첫 대면 협상에서 종전 해법을 찾지 못하며 중동 정세는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양측이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인 터라 2주간의 휴전 기간인 오는 21일까지 간극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사실상 전쟁 직전인 지난 2월 제네바 협상 결렬 당시와 같은 상황으로 돌아온 것으로, 이대로라면 휴전이 끝나고 전쟁이 재개되는 최악의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다만 양국 모두 전쟁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휴전 기간 물밑 대화는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핵물질과 호르무즈 해협 등으로 핵심 쟁점이 명확하게 좁혀진 만큼 양측이 휴전 기간 후속 협상을 통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도 “우리는 최종이자 최선의 제안을 (이란에) 남긴 채 떠난다”며 대화 재개 여지를 남겼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3개 주요 이슈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불발됐다”면서도 “파키스탄과 ‘우리의 다른 친구들’ 사이의 접촉과 협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휴전 기간 미국과 이란을 설득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 움직임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국제사회의 설득으로 휴전을 연장하고 협상을 이어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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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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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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