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사 저항 못 넘으면 의료개혁 요원하다

[사설] 의사 저항 못 넘으면 의료개혁 요원하다

입력 2024-02-20 03:10
수정 2024-02-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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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명 볼모 삼은 전공의 업무 거부
정부 원칙 대응, 국민 비상한 각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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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이 시간부로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한다”며 “오늘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현황이 파악되면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4.2.19 연합뉴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이 시간부로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한다”며 “오늘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현황이 파악되면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4.2.19 연합뉴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단체들이 결국 전공의 사퇴를 시작으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서울의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 전공의들이 어제 사직서를 무더기로 제출했고 일부 병원에서는 근무 중단 사례가 잇따랐다. 암 수술을 무기한 연기했고 뇌출혈, 뇌경색 환자들한테까지 수술 불가 통지를 보냈다니 할 말을 잃는다.

정부는 예고대로 전체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진료 유지 명령을 발동하는 등 원칙 대응에 나섰다. 그제 대국민 담화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어제도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공공의료 비상진료 체계 가동 대책을 밝혔다.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군의관, 공중보건의 등을 신속 투입하고 의료 파행 기간에는 비대면 진료를 초재진 구분 없이 풀기로 했다. 정부도 이번만큼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의사단체도 이익집단이다. 업무환경 개선 등 권리는 얼마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 의사라면 어떤 경우에도 환자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제 의사단체협의회(의협)는 향후 정부가 전공의들을 처벌한다면 “의료 대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겁박했다. 며칠 전 여론조사에서 국민 76%가 압도적으로 찬성한다는 의대 증원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지금도 요구한다. 정부에 대한 투쟁이라지만 국민에 대한 투쟁이다. 정부는 의료사고처리특별법을 제정하고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 투입해 필수의료 수가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의사들 요구대로 필수의료 분야의 처우가 개선되도록 의료 예산을 크게 늘리겠다고 거듭 약속한 마당이다. 갑자기 증원하면 의료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의사수만큼 의료비가 증가할 거라고 의사들은 주장한다. 그 문제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정부와 한시바삐 대책을 논의하자고 팔을 먼저 걷어붙여야 마땅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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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의사단체는 의사 부족으로 과로에 시달리면서 의사 증원은 극력 반대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선 의협이 먼저 전공의를 늘려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도 의대 정원을 늘리는 추세다. 정부는 오늘부터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즉각 반려하고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하면 법적 대응에 들어간다. 기득권을 지키려고 의사가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삼는 이 참담한 상황을 넘어서지 못하면 의료개혁은 요원하다. 정부는 물론 국민 모두의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

2024-02-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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