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교육 정상화 초점 둔 대입안, 정교한 보완을

[사설] 공교육 정상화 초점 둔 대입안, 정교한 보완을

입력 2023-10-11 01:34
업데이트 2023-10-1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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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논란 빚은 선택과목 폐지 타당
내신등급 축소 따른 변별력 확충 관건

이주호 교육부 장관 대입제도 개편 시안 브리핑
이주호 교육부 장관 대입제도 개편 시안 브리핑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정부가 어제 현재 중2 학생들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을 발표했다. 수학능력시험에서 선택과목을 없애고 현행 9등급제인 고교 내신성적 체제를 5등급제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선택과목이 야기한 불공정 논란을 해소하는 한편 공교육 강화를 통한 입시 안정성과 융합형 인재 양성을 도모하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 이념이 투영된 대수술이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이 어제 개선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데서 알 수 있듯 이번 개편안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일단 큰 방향은 잘 잡은 것으로 여겨진다.

시안에 따르면 수능의 국어·수학·탐구 모든 영역에서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문과든 이과든 같은 공통 과목을 치르고 평가받는 것이다. 지금은 어떤 선택과목을 고르냐에 따라 유불리한 측면이 커 적성이나 흥미보다는 점수받기 좋은 과목을 택하는 부작용이 있다. 또 현 교육 과정이 ‘문이과 융합형’이라면서도 문과 계열 진학 학생은 사회탐구를, 이공계열 희망 학생은 과학탐구를 쳐야 해 진정한 문이과 융합이 아니란 지적이 많았다. 시안이 시행되면 문이과 구분 없이 사회와 과학 과목을 치르게 돼 공정성 논란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내신등급제를 현행 ‘9등급 상대평가’에서 ‘5등급 상대평가’로 간소화하는 것도 내신경쟁 과열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상위 4%가 1등급, 5~11%가 2등급을 받는 지금의 9등급제와 달리 5등급제가 되면 상위 10%가 1등급, 11~24%가 2등급을 받는다. 치열한 내신경쟁으로 인해 학교를 중도에 포기하고 학원에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적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학교 정상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조치라 하겠다.

다만 정부가 미적분Ⅱ와 기하를 ‘심화수학’이란 선택과목으로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대학 진학 후 정상적인 이공계열 학업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상위권 대학들이 대입 전형에서 심화수학을 대거 필수과목에 포함시킬 경우 선택과목 폐지 취지가 형해화될 수 있어서다. 수능 선택과목을 없애고 내신등급제를 완화할 경우 대입에서 변별력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시안을 다듬는 과정에서 정교하게 보완하고, 수능 문제 출제도 변별력 유지에 초점을 맞춰 이번 대입제 개편의 취지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2023-10-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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