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의무 접종 주도하자 살해 협박
공화당 ‘파우치 해고법’에 15명 동참
델타 확산에 우왕좌왕… 둘로 나뉜 美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비난과 해고 위협에도 코로나19 대응 방역을 주도해 온 앤서니 파우치(81)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여전히 각종 공격을 받고 있다.
더힐은 미 메릴랜드 연방검찰이 토머스 패트릭 코널리 주니어(56)를 연방 공무원인 파우치와 그 가족에게 위협을 가한 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그는 지난해 말부터 지난 21일까지 메일을 보내 파우치와 가족이 “길거리로 끌려 나와 맞아 죽은 뒤 불태워질 것”이라거나 “(파우치는) 사냥당해 체포된 뒤 죽임을 당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반감이 원인이었다.공화당 의원들의 ‘파우치 해고’ 압박도 거세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지난 4월 ‘파우치 해고법’을 냈고, 공화당 의원 15명이 동조했다. 새 소장이 선임될 때까지 연봉을 현재 40만 달러(약 4억 6800만원)에서 ‘0원’으로 하는 내용이다.
켄터키주의 한 주 의원은 파우치를 1978년 900여명에게 자살하도록 한 사이비 교주 짐 존스와 비교해 비난이 일었다고 지난 22일 인디펜던트가 전했다.보수 성향 언론의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은 이날 파우치를 “코로나19를 만든 사람”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됐고,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지난 25일 사설에서 “파우치를 해고할 때”라고 주장했다.
원색적 공격에 파우치도 발끈했다. 공화당 소속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팀이 이달 중순 ‘파우치, 플로리다엔 안 돼’(Don’t Fauci My Florida) 문구를 새긴 기념품을 발매했는데, 파우치는 CNN에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이 청문회에서 파우치가 중국 우한 연구소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하자, 그는 “당신은 당신이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다”며 맞불을 놓았다.
파우치는 이런 각종 위협에도 여전히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에겐 두 종류의 미국이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2021-07-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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