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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日수출규제 ‘외교적 해결’ 건의에 분노 “지금이 승부처”

문 대통령, 日수출규제 ‘외교적 해결’ 건의에 분노 “지금이 승부처”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7-01 17:32
업데이트 2021-07-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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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靑수석, 2년 전 日수출규제 대응 뒷얘기 전해
“靑·정부는 ‘외교적 해결’ 건의…문 대통령 ‘침묵’ 분노”

문 대통령 “국민 위대함 믿는다…일본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
문 대통령 “국민 위대함 믿는다…일본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8월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 규제에 대한 청와대 정부의 의견은 ‘외교적 해결’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초안을 본 문재인 대통령의 반응은 ‘침묵’이었다. 참모들은 문 대통령의 침묵이 ‘대단한 분노’를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를 발표한 지 2년이 되는 1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정부의 ‘강경 대응’ 방향이 정해진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박 수석이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대통령의 결단…소부장 독립운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시 일본을 향한 국민적 분노와 다르게 청와대 참모와 정부의 의견은 ‘외교적 방법에 의한 해결’이었다고 밝혔다.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이었지만 결국은 정면 대응을 피하는 길이었다고 했다.

이에 따른 메시지 초안을 본 문 대통령은 처음에 침묵했다고 한다. 박 수석은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참모들은 대통령의 침묵이 ‘대단한 분노’를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참모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소집한 문 대통령은 바둑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바둑을 둘 때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이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이 바둑의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까? 나는 지금이 소부장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승부처라고 생각하는 어떻게 이런 메시지를 건의할 수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평소 화법과 스타일을 생각하면 예상했던 대로 엄청난 질책이었다”고 돌아봤다.
지난 2019년 8월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린 가운데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시 국무회의 모두발언 생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8월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린 가운데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시 국무회의 모두발언 생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 수석은 “소부장 독립은 ‘반일’과는 다른 우리 산업과 경제적 ‘국익’이었다”면서 “대통령의 결단과 참모들의 머뭇거림의 차이는 국민에 대한 믿음의 유무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함께 이겨내 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냈던 것이라고 박 수석은 바라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2년 성과’ 자료에 따르면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HS코드 기준)가 31.4%에서 24.9%로 약 6.5% 포인트 감소했다.

또 소부장 산업 전체에 대한 대일의존도도 16.8%에서 15.9%로 0.9% 포인트 줄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의 수도 기존 13개에서 31개로 늘었다.

박 수석도 이를 언급하며 “국민과 함께 마침내 ‘소부장 독립기념일’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소부장 독립운동 2주년에 대통령의 통찰과 결단, 국민에 대한 믿음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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