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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협상 ‘핑퐁 게임’… 외교장관 전화 협의에도 진전 없어

한미 방위비협상 ‘핑퐁 게임’… 외교장관 전화 협의에도 진전 없어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20-05-06 16:13
업데이트 2020-05-0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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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퍼 “한국에서 유연성 발휘 기대” vs 정부 “잠정 합의안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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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포시즌 호텔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DB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포시즌 호텔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DB
한미 방위비분담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양국 외교장관이 6일 전화 협의를 했으나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협상단의 잠정 합의안을 거부한 이후 미국은 추가 인상을 압박하고 한국은 합의안 이상의 인상은 불가하다며 서로 공을 넘기는 핑퐁 게임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를 하고 방위비분담협상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으나 협상 진전의 계기를 마련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국 협상단은 분담금 규모는 전년대비 13% 안팎 인상,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유효기간은 5년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마련하고 양국 장관이 승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초 거부하면서 협상이 한 달가량 공전하고 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5일(현지시간) 한국에 유연성을 발휘하라며 추가 인상을 수용할 것을 간접 요구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매우 유연했다고 생각한다고만 말하겠다”며 “우리는 한국 쪽에서도 일정한 유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우리 지도자들이 최근 얘기를 나눴고, 우리는 앉아서 협상할 방법을 계속 찾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관점에서 너무 많이 들어갈 순 없다. 우리는 항상 공개적으로 협상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하고 있다”며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나는 지금쯤 이것이 마무리되기를 선호했다”며 방위비분담협상이 포괄적으로 타결된다면 한국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빨리 처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협상의 조기 타결과 비준을 압박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말에도 “우리는 최근 몇 주간 상당한 유연성을 보였다. 한국 정부로부터도 추가 타협이 있기를 바란다”며 내퍼 부차관보와 같은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잠정 합의안 이상의 인상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년대비 13% 안팎 인상’은 양국 협상단이 합의한 사항이고 언론에 이미 공개된 상황에서 미국의 추가 인상 요구에 대해 국회는 물론 국민도 설득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협상 미타결로 지난달 1일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정부는 협상에서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6일 “잠정 합의안이 최선의 안이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3% 인상안이 우리의 최종안이었는가”라는 윤상현 외통위원장의 질의에 “우리로서는 가능한 최고의 수준이었다”며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전제하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답한 바 있다.

한미가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양국 모두 협상 장기화에 따른 부담이 크기에 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한 조율에 조만간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지원 특별법은 임시 조치일 뿐이기에 협상 미타결로 인한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이 장기화될 경우 한미 연합방위태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양국 모두에게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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