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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력 남성 2명, 트럼프 믿고 표백제 마셔

정신병력 남성 2명, 트럼프 믿고 표백제 마셔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4-28 18:01
업데이트 2020-04-2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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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브리핑서 ‘표백제 인체 주입’ 언급 후
50대 男, 표백제 16온스 마셔 병원에 입원
30대 男, 표백제·맥주·진통제 등 섞어 섭취
둘다 정신병력 있고 생명에는 지장 없을 듯
트럼프 “나는 책임 안 질 것”, “이유 모른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코미디언이 가정용 살균제 라이솔을 옆에 둔 채 말을 잇고 있다. AP통신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코미디언이 가정용 살균제 라이솔을 옆에 둔 채 말을 잇고 있다. AP통신
미국 조지아 주에서 정신병력이 있는 남성 2명이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표백제를 흡입한 사건이 일어났다. 생명에는 위험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백제 인체 주입’ 언급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 비슷한 일을 벌일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애틀란타저널(AJC)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표백제를 마신 남성 2명의 사례가 조지아주 독극물센터에 접수됐다. 아틀랜타주 남부에 사는 50대 남성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16온스의 표백제를 마셔서 병원에 입원했다. 16온스(473ml)는 스타벅스 커피의 ‘그란데’ 크기다. 다른 30대 남성은 지난 26일 표백제와 구강청정제, 맥주, 진통제 등을 섞어 먹었다.

해당 남성들에 대해 게이로드 로페즈 조지아주 독극물 센터장은 “둘다 정신병력이 있었다. 이런 경우 코로나19에 대한 (정상적) 대응이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표백제를 이용한 청소가 늘면서, 소독력을 높이기 위해 표백제와 다른 화학제품을 혼합해 사용하다 흡입하는 경우도 문제다. 해당 독극물 센터는 지난해 3~4월 49건의 관련 신고전화를 받았지만, 올해는 3월 1일 이후 115건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2.34배나 늘어난 것이다. 아무 제품이나 섞으면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독극물 센터의 조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정용 살균제품이나 세정제를 오래 사용하면서 아이들이 이런 화학제품을 마시는 사고도 늘고 있는 추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독극물 사고가 지난해보다 20%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대응 브리핑을 하던 중 입을 다물고 있다. AP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대응 브리핑을 하던 중 입을 다물고 있다. AP통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대응 브리핑에서 표백제 및 살균제 음용 사고 증가에 책임을 질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왜 그런 건지 이유를 상상할 수 없다. 난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살균제가 1분 안에 바이러스를 없앤다는 걸 알았는데 체내에 주사를 놓거나 소독하는 방법은 없겠느냐. 확인을 해보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약장수 쇼’라는 언론의 비판이 나왔고, 후폭풍은 여전한 상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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