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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심청, ‘로맨스’ 신윤복·김홍도… 옛이야기와 웹툰이 만나면

‘셰프’ 심청, ‘로맨스’ 신윤복·김홍도… 옛이야기와 웹툰이 만나면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0-04-26 16:27
업데이트 2020-04-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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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왼쪽)는 심청이 특유의 손맛으로 용왕에게 요리를 해 주는 설정이다. 웹툰 ‘함부로 대해줘’(오른쪽)는 조선 풍속화가인 김홍도와 신윤복의 관계를 바탕으로 재해석한 현대 로맨스물이다. 네이버웹툰 제공
웹툰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왼쪽)는 심청이 특유의 손맛으로 용왕에게 요리를 해 주는 설정이다. 웹툰 ‘함부로 대해줘’(오른쪽)는 조선 풍속화가인 김홍도와 신윤복의 관계를 바탕으로 재해석한 현대 로맨스물이다.
네이버웹툰 제공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나 웹툰들이 기존 전래동화 이야기나 역사 속 인물을 활용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캐릭터를 차용해 독자에게 쉽게 접근하고 새로운 설정을 입히기 수월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에서 방영 중인 귀신 호러물 ‘신비아파트’ 시리즈에는 한국 전통의 도깨비들이 대거 등장한다. 주요 캐릭터인 ‘신비’는 한국 전통적인 도깨비 이미지를 귀엽게 풀었고,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불가살이’는 한중일 세 국가의 전래 귀신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시즌 등장한 ‘그슨새’도 제주의 전통 귀신으로 비 오는 날 전통 우비를 쓰고 사람의 혼을 빼앗는 귀신에서 영감을 얻었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웹툰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에는 심청이 등장한다.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데 바닷속에서 던전(게임 속 괴물들이 모여 사는 굴)을 만나고, 여기서 맛있는 요리를 해 준다는 판타지물이다. 심청의 엄마가 손맛이 좋다는 것과 맹인 잔치를 벌이는 등 전래동화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다. 심청이는 자기 앞의 모험을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 간다. 네이버 웹툰 관계자는 “한국 음식이라는 일종의 무기로 이국적인 용왕님과 만날 때 상황이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며 “지난 2월 말 연재 이후 순위가 꾸준히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기본으로 한 웹툰 ‘계룡선녀전’도 날개옷을 잃어버린 선녀가 바리스타를 하다가 서울로 상경하는 등 상상력이 가미된 로맨스 판타지로 인기를 끌었다. 2018년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조선시대 인물도 등장한다. 웹툰 ‘함부로 대해줘’ 속 주인공의 이름은 신윤복과 김홍도로, 김홍도가 여성으로 등장한다. 조선시대에서 온 신윤복은 미술선생님 김홍도에게 큰 도움을 받고 성인이 된 후 스승의 날에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찾아온다. 두 사람이 미술을 한다는 것과 스승과 제자 사이라는 일각의 해석을 기반으로 성별과 시대를 바꿔 현대 로맨스물로 재구성했다.

이런 방식은 이야기의 진입 장벽을 낮춰 주기도 한다.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의 문백경 작가는 “심청이 주인공이니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이 메인 캐릭터를 소개하고, 한정적인 지면을 절약하면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었다”면서 “캐릭터 의외성 부여와 관계 구성, 스토리 전개를 빠르게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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