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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생]“제2의 imf 올 수 있다”..해고금지 요구 총력 나선 노동계

[취중생]“제2의 imf 올 수 있다”..해고금지 요구 총력 나선 노동계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0-04-18 15:39
업데이트 2020-04-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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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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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방향 밝히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코로나19 대응 방향 밝히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민주노총 기자브리핑에서 말하고 있다.
뉴스1
“경제 전문가들은 항공, 관광, 요식업에서 시작되고 있는 고용대란이 전체 산업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수출길이 막혀있는 제조업으로 확산될 경우 끔찍했던 제2의 imf를 감내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이라는 이유로 골든타임을 놓치는 오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해고 대란을 막고자 중대 제안을 하겠다”면서 “코로나19 원포인트 노사정 비상 협의를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비상협의에서는 모든 국민의 해고를 금지할 방안을 협의하고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정부에 고용유지를 요구하는 중입니다.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해고 한파가 거셉니다. 지난달 취업자수는 지난해 3월보다 19만 5000명이나 줄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던 2009년 5월(24만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일시 휴직자는 126만명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만나 기업에 금융지원을 할 경우 고용유지 조건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금융지원액의 80% 이상(소상공인은 60%)을 고용유지에 쓰도록 하고, 하청·아웃소싱·도급업체와 계약해 운영된다면 이들에 대한 고용계약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상환 2년 안에 외주화를 할 수 없는 조건도 요구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원 등 어떤 방식이든 기업을 살리려고 한다면,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와 결부돼야 한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고 금융지원을 받아 기업 건전성이 좋아지는 과정이 돼선 안된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2조 3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으로 기업 살리기에 나선 미국 정부도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금융지원을 받은 기업은 9월말까지 직원수의 90% 이상을 유지하도록 대출금을 써야 합니다. 반면 대출 기간 동안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거나 자사주 매입은 할 수 없습니다. 대출기간과 그 후 2년 동안 외주화나 해외위탁도 할 수 없습니다.

노동계는 전국민 해고 금지 방안 외에도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도입할 때라고 말합니다. 지금의 고용보험으로는 특수고용노동자나 자영업자 등을 제외한 절반 정도만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은 “전국민 고용보험 제도 도입을 위한 고용보험료 인상 일도 논의할 용의가 있다”면서 “일자리 나누기 문제 등오 두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18일에는 민주노총이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고용 대책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반면 재계는 해고요건 완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경제활력 제고와 고용·노동시장 선진화를 위한 경영계 40대 입법건의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경영상 해고 요건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경영합리화 조치가 필요한 경우’로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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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추경 예산안 발표하는 홍남기 부총리
2차 추경 예산안 발표하는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각 부처 장?차관들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원방안 등 2020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부총리,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안일환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2020.4.16
연합뉴스
다음주면 정부의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가 고용문제를 두고 논의할 예정입니다.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들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책을 검토하고 과감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도 고용안정 패키지를 다음주 초쯤 내놓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노사의 입장을 조율해 양측을 납득시킬 수 있는 코로나19 고용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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