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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기업도 가계도 역대급으로 은행 돈 빌렸다

지난달 기업도 가계도 역대급으로 은행 돈 빌렸다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20-04-08 16:03
업데이트 2020-04-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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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 모습
은행 창구 모습 여의도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대출 상담 등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DB
기업대출·가계대출 모두 통계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
지난달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동시에 타격을 받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기업 대출잔액은 901조 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8조 7000억원 늘었다. 한 달 새 늘어난 빚의 규모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9년 6월 이후 가장 컸다.

대기업 대출 한 달새 10.7조원 증가, 회사채 시장 경색 영향
코로나19로 자금 수요가 늘어나 은행 돈을 빌린 것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뿐 아니라 대기업도 마찬가지였다. 대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10조 7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3월 대기업 대출은 2조 3000억원 감소했었다. 대기업은 주로 회사채를 통해 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한다. 최근 3년간 대기업의 은행 대출 증감 규모가 최대 4조원을 넘지 않았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줄이 막히자 대기업들은 비상경영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은행에 손을 벌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회사채 시장은 5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규모가 새로 발행된 회사채 규모보다 컸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과 최근 신용 경계감 증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대책 등의 영향으로 아직은 회사채 발행에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직격탄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도 증가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도 2월보다 8조원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의 대출 증가액이 3조 8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금 수요가 늘었고 개인사업자에 대한 은행의 대출 태도도 이전과는 달라졌다”며 “중소기업 대출 증가도 정부·은행의 금융지원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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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의 우산이 되어줄까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의 우산이 되어줄까 시중은행이 연 1.5% 초저금리로 소상공인 신용대출을 시작한 1일 서울 신한은행 남대문점에서 한 직원이 소상공인의 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이날부터 금융회사에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도 신청할 수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빚 내서 주식 투자…가계 신용대출 증가
가계대출도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4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가계 대출 잔액은 910조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조 6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 3000억원,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액은 3조 3000억원이다.

기타대출 증가액은 2018년 10월(4조 2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기타대출에는 주식 투자를 위한 대출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사업이나 생계와 관련해 가계 대출의 증가 압력은 아직은 제한적”이라면서 “주택자금 수요에 주식투자자금 수요 등이 가세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규제에도 ‘풍선 효과’…주담대 증가세 둔화도 주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전월(7조 8000억원)보다 둔화했다. 다만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전세자금 수요,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지속되면서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월 6000가구에서 2월 8000가구로 소폭 늘었고 경기도는 같은 기간 2만 1000가구에서 3만 2000가구로 늘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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