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도 국민도 反戰… 트럼프, 확전 피했다

의회도 국민도 反戰… 트럼프, 확전 피했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1-10 01:36
수정 2020-01-10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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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美, 대이란 강경모드서 ‘살인적 경제제재’로 선회

“평화 끌어안을 준비됐다” 대국민연설
도널드 트럼프 캐리커처
도널드 트럼프 캐리커처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사살한 지 6일 만에 강경 기조에서 “살인적인 경제제재의 추가 부과”로 선회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미국 내 반전 여론 및 의회의 전쟁 반대 움직임, 경제 충격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당신(이란)들이 위대한 미래를 갖기를 원한다.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솔레이마니 사살에 대해 ‘추가 테러 계획으로부터 미국민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라는 기존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중동 저관여 기조와 막대한 전쟁 비용을 회피하는 성향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부터 전쟁은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던 솔레이마니 사살 작전을 직접 택했다는 점에서 ‘강경 기조의 선회’에 더 힘이 실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준비된 문서를 읽고 질문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리해진 여론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미국 내 80여곳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졌고, 미 하원은 대통령의 ‘전쟁 수행권’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중동 지역의 반미 전선도 공고화되자 미국의 전쟁 명분이 빈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외 전날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미군 사상자가 없었던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피할 명분을 줬다. 재선 가도의 주요 성과로 거론되던 금융시장 및 유가시장 충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 가능성에 선을 긋자 8일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5% 가까이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즉각적으로 살인적인 경제제재를 이란 정권에 대해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란 제재는 이미 최고 수준이어서 이란과 경제 거래를 하는 개인 및 기업을 추가하는 정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이란 핵확산 문제가 될 전망이다. 기존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에 새 이란 핵합의를 위해 협력하라고 강조했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 대이란 관여 강화도 주문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거부 등 미래 협상 카드를 남겨 둔 채 핵확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 양측이 세계 여론을 우군으로 삼으려 명분 싸움에 나선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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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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